Alex
행복은 때로 설명되지 않는다.
어떤 향기가 조용히 스며올 때 마음이 먼저 알아챈다.
아침의 드립커피는 그런 순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작은 의식이다.
물줄기가 가늘고 일정하게 떨어질 때
세상은 잠시 멈추고 나는 내 안으로 천천히 귀를 기울인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몰입(flow)이란 어려운 일을 할 때만 오는 것이 아니라 감각이 현재에 집중되는 짧은 순간에도 찾아온다고 말했다.
드립퍼 위에서 원두가 부풀어 오르는 블루밍의 시간은 몰입의 시작과 닮아 있다.
눈은 팽창하는 원두를 따라 움직이고
귀는 물방울이 떨어지는 미세한 소리를 좇는다. 향기는 기억의 문장을 하나씩 불러와 마음을 다독이는 조용한 손이 된다.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는
“인간은 사유하는 존재이기 전에 감각하는 존재다”라고 말했다.
그 말은 아침 커피에서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씁쓸함과 고소함이 섞여 흐르는 첫 모금은 밤새 흩어진 내 감정들을 부드럽게 쓸어 모은다.
내 삶이 거창한 계획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작은 리듬 속에서 계속 다시 살아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유명한 예술가들도 이런 작은 의식을 삶의 중심에 두었다. 첼리스트 요요마는 연습 전에 뜨거운 차 한 잔을 마시며
호흡을 고르고 마음의 균형을 다시 찾는다고 말했다.
그에게 그 순간은 연주 기술을 연마하는 시간이 아니라 내면을 조율하는 기초 작업이었다.
우리가 마주하는 모닝 드립커피도 이와 다르지 않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마음을 세팅하는 의식에서 탄생한다.
인지심리학에서는 이를 마이크로 리추얼(micro ritual)이라 부른다.
인간의 뇌는 반복되는 작은 행동에 안정감을 느끼고 그런 안정감이 하루의 자기 조절력을 높인다.
드립커피를 내리는 3~4분의 과정은
자체로 불안을 낮추는 심리적 정돈의 시간이다.
커피가 떨어지는 일정한 소리는
신경계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알파파 유도 효과까지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니 소확행은 작고 귀여운 기쁨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다시 시작할 힘을 불러오는 작은 구조물이다.
아침의 향 한 줄기가 나를 현실로 이끌고 수면과 의식의 경계에 서 있던 마음을 부드럽게 잡아당긴다. 순간 나는 다시 하루를 받아들일 준비를 한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큰 성취나 특별한 사건이 필요하지 않다. 오늘의 첫 한 모금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숨이 고요해지고 마음이 되살아나는 순간. 단순하고 조용한 순간이 소확행이라고 부르는 삶의 작은 기적이다.
Ale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