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겨울마다 하는 고민이 있다.
<헬스장 갈까?>
특히 요즘 같이 영하 10도의 강추위가 찾아오는 날이면, 나도 모르게 집 주변 헬스장을 검색하게 된다. (요즘 말로는 짐이나 피트니스 센터라고 하지만, 편의상 나에게 가장 익숙한 헬스장으로 칭하겠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도 그랬다. 너무 추운 날에는 나가서 뛰면서도 <이 추운데 도대체 난 왜, 무엇을 위해 뛰고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겨울에 밖에서 뛰는 러너가 진짜 러너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추위가 점점 싫어진다.
러닝을 시작하고 처음에는 여름은 더워서 힘들고, 겨울은 추워서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계절을 여러 번 겪어보고, 몇 년을 반복해 보니, 여름이 훨씬 좋고, 겨울이 훨씬 더 힘들다. 우선 이것저것 껴 입을 옷도 많고, 장갑, 모자, 넥워머 등등 챙길 것도 많고, 추운데 대문 열고 나가는 일도 여름보다 훨씬 힘들다.
<겨울 2-3달만 헬스장 등록하고 트레드 밀에서 뛸까?>
라는 생각으로 헬스장을 검색해 봤다. 일단 당연히 집에서 가까워야 되고, 24시간 문을 여는 헬스장을 찾아봤다. 나는 주로 밤 11시 12시에도 뛰기 때문에 일찍 닫는 헬스장은 안된다. 다행히 요즘 24시간 하는 헬스장들이 적지는 않아서 집 주변에 몇 군데 찾을 수 있었다.
가격은 보통 1개월에 얼마가 아니라 3개월, 6개월, 1년 이런 식으로 나온다. 게다가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구독형 가격제인 곳도 있다. 구독형이면 뭐 헬스장 오든 안 오든 매 달 자동으로 돈이 나가는 뭐 그런 건가? 헬스장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단기로 다닐 수 있고, 24시간 가능한 곳으로 추리니 집 근처 몇 군데 헬스장이 있기는 했다. 문제는 집에서 아주 가까운 거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추워서 실내에서 뛰려는 건데, 어차피 거기까지 걸어가든 뛰어가야 한다. 그리고 또 걷든 뛰든 집까지 돌아와야 한다. 아, 이럴 바엔 그냥 밖에서 30분 뛰는 거랑 뭐가 다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헬스장에 다녀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트레드밀이라 하면 보통 헬스장에서 인기 있는 기구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사람이 많은 시간대에 가면 꽉 차있기도 하고, 여러 명이 눈치껏 대기를 하기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1시간씩 트레드밀을 사용하는 것도 엄청 눈치 보이는 일일 것이다.
내가 요즈음 헬스장은 안 가봐서 잘 모르겠지만, 일반적으로 헬스장 하면 PT선생님, 1:1 코치 등등이 자연적으로 연관 지어 생각이 된다. 왠지 가면 영업당할 것 같고, PT를 안 하면 눈치 보일 것 같은 느낌이다.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선입견은 그렇다.
결국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냥 이 추운 겨울에도 그냥 밖에서 달리자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겨울이 길면 얼마나 길겠는가. 고작 2-3 달이고, 나는 일주일에 세 번 정도 뛰니까 36번 정도 뛰면 된다. 그리고 그 36번 중에 아주 추운 날은 많아봐야 반 정도 되지 않을까?
추운 겨울,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