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사회가 오면 더 중요해질 공감 능력
최근 신문, 뉴스, OTT,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각종 매체에서 가장 뜨거운 주제 중 하나는 바로 '인공지능(AI)'이다. 오픈 AI의 'Chat GPT' 개발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인공지능 바람은 불과 2-3년 만에 전 세계 경제와 산업 구조 등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공지능 사회가 도래하자 사람들은 대체되지 않을까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대형 서점 베스트셀러 10위 안에는 인공지능 관련 서적들이 꾸준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미디어에서는 '인공지능이 수년 안에 대체하기 좋은 직업'나 '인공지능이 바꿀 산업 구조'에 대해 이야기하며 변화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내가 속한 홍보/마케팅 업계는 인공지능 발전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 중 하나다. 광고 대행사의 가장 큰 수익원이었던 TVC(TV를 중심으로 한 CF 영상) 제작 산업은 인공지능이 만든 영상이 광고 영상으로 라이브 되고, 웹이나 모바일에서 볼 수 있는 광고 배너 이미지는 인공지능이 쓴 카피와 이미지가 실제 광고 소재로 쓰이고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업무를 대체하고 업무환경을 바꾸는 건 시간문제다. 마치 인터넷과 아이폰 이후의 세상이 달라진 것처럼 인공지능 역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업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중요한 능력은 무엇이 될까?
개인적으로는 인공지능 시대가 오면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우수한 업무 성과를 낼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미디어들에서는 '인문학적 사고 능력', '질문하는 힘'이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는 현재 생성형 AI 모델은 대부분 질문을 입력해야 답변하는 형태라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답변이 다르게 나온다. 즉 질문자의 질문 능력에 따라 얻을 수 있는 답변의 퀄리티가 달라진다는 뜻이다.
질문을 잘한다는 것은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질문을 가지는 것은 사안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깊은 이해는 통찰력에 따라 그 깊이가 달라진다. 즉 좋은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통찰력이 좋아한다.
좋은 통찰력을 얻기 위해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점 베스트셀러에 니체와 같은 철학 중심의 인문학 책들이 상위권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인공지능의 발전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공감능력이 중요하다는 이유도 통찰력과 연관이 있다. 좋은 통찰력을 통해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상황과 맥락, 그리고 이해 관계자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내가 속한 홍보/마케팅 업무의 경우는 고객사의 Pain Point를 파악해 고객사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기본이다. 고객사와 미팅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밖에서 봤을 때 이해가 안 가고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것들도 나름의 이유와 사정이 있다. 그래서 이상적인 정답만 이야기해서는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고객의 상황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한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이 필요하다.
업무에서 공감 능력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방의 현재 상황과 환경, 업무자의 성격 및 의사 결정권자의 성향까지 고려해 해결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굳이 안 해도 되는 귀찮은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속한 회사나 팀의 입장만 생각한다면 정답에 가까운 답변을 줄지 몰라도 답변을 받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의미 없는 답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인공지능이 많은 것을 대체하고 이상적인 답변을 주더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본인의 마음을 알아주고 배려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끌리게 설계되었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문학이 각광받는 것은 기술이 해결해 줄 수 없는 결핍을 해결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다가온 AI 시대, 공감 능력을 잘 활용하는 사람이 새로운 시대의 일잘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