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도 기억할 파리 올림픽의 3가지 순간들
2024 파리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세계인의 축제라는 별명만큼 파리올림픽은 다양한 화젯거리를 나았다. 그중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순간 3가지를 뽑았다.
양궁은 사상 최초로 전종목 금메달을 석권하며 양궁 강국의 명성을 이어갔다. 모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는 과정이 순탄지 않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강한 정신력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 선수들은 강한 멘털을 보여줬다. 손에 벌이 앉아도, 상대방이 10점으로 압박해도 흔들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국민 대부분이 당연한 금메달을 기대하는 엄청난 부담감을 이기고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양궁대표팀의 강한 멘털은 공정한 경쟁과 준비된 훈련으로 만들어졌다. 전 대회 3관왕이 탈락할 정도로 오직 실력으로 선발되는 대표팀 선발 과정과 소음과 바람까지 계산해 야구장과 강가에서 이뤄진 훈련은 어떤 상황에도 동요하지 않는 평정심을 만들었다.
준비된 무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것은 나를 이겨내는 경쟁과 치열한 연습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선수들의 파격적인 인터뷰이다. 대회 화제성 순위 10위 안에 든 사격의 김예지 선수, 협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의 발언은 언론의 큰 주목을 받았다.
두 선수의 발언의 화제가 된 것은 과거 국내 운동선수들에게 듣기 힘든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운동선수들은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과를 거두면 겸손한 발언을, 좋지 못한 성과를 거두면 죄인처럼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하지만 두 선수의 발언은 시대가 달라졌음을 보여줬다. 주종목 25m 권총 사격에서 0점을 쏴 예선 탈락한 김예지는 ‘0점 쐈다고 세상 무너지는 것 아니다. 사격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기에 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쿨 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현재 진행형인 안세영 선수의 협회 저격 발언과 대중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선수들이 부당한 제도에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집단과 국가라는 이유로 뛰어난 개인이 희생하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용인되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은 마케팅 활동의 최고의 무대다. IOC는 공식 스폰서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올림픽 브랜드 활용 권리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으며 대한체육회 역시 국가대표나 팀 코리아와 같은 용어를 공식 후원사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 기업 중 올림픽 최고 수혜 기업은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다.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회장이 협회장으로 있는 양궁대표팀의 선전으로 기업의 밸류가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같은 범 현대가 소속인 정몽구 축구협회장이 다양한 논란을 생성하는 것과 비교되며 양궁협회를 성공적으로 이끈 정의선 회장의 역량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한 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신제품을 활용한 ‘빅토리 셀피’ 마케팅으로 호평받았다. 올림픽 개막 직전 출시한 ‘갤럭시 폴드 6’를 올림팍 웰컴 팩으로 증정하고 메달 시상식에서 폴드 6을 활용해 포디움 셀피를 찍게 한 것이다.
셀피라는 일상 트렌드를 올림픽에 가져와 신선한 장면이 많이 연출됐다. 특히 시상식에서 만난 남한과 북한의 선수들이 셀피를 촬영하는 장면은 전 세계에 소개되며 파리 올림픽을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가 됐다.
파리와 서울의 시차, 축구 등 인기 구기 종목의 탈락 등으로 이번 파리 올림픽은 국내 흥행에 실패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금메달 5개라는 예상 성적을 뛰어넘어 최고 성적과 타이인 금메달 13개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고, 한국 선수들은 성적과 관계없이 다양한 영감들을 전달해 줬다. 이제 그 영감을 잘 활용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