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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Jul 26. 2021

이직 실패한 썰 풉니다 (3)

100일의 글쓰기 :7일 차

0000 회사 2차 면접이 잘 안되었네요. 좋은 소식 못 전해드려 죄송합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좋은 기회 있으면 연락드리겠습니다.


가장 기대했던 D회사는 회사 업무시간 전달된 이 문자 한 통으로 종료됐다. 큰 기대를 했던 회사지만, 면접 이후 일주일 정도의 기간 동안, 마음의 준비를 해둬서, 아쉽지만 큰 충격은 없다. 그리고, 곧바로 C회사 면접을 취소하고, A회사에도 정중히 오퍼 거절 의사를 밝히며, 회사에 잔류하기로 했다. 


‘이직 실패한 썰 풉니다’ 마지막 편에서는 이직을 결심하고, 실패하기까지 약 2달이 조금 안 되는 기간 동안, 내가 배우고 느낀 점들을 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1. 면접은 다다익선 



얼마 전 글로 소개했던 무빙 워터 이동수 님의 표현대로, 회사는 언젠가 망한다. 회사가 나의 인생을 책임져 주는 시대는 끝났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직장인들은 회사에 속해있다보니, 이 사실을 망각하고 본인의 능력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매년 진행되는 연봉협상도 회사 내 시스템에 따라 정량/정성적 평가가 진행되기 때문에 나의 정확한 가치보다는 회사에서 내가 필요한 사람인지 판단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면접이 필요하다. 총 4개 회사의 면접을 통해서 내가 가진 커리어와 능력을 정확히 평가해 볼 수 있었다. 나는 광고대행사 경력이 전체 사회생활 경력에 비해 짧고, 전문성을 갖추지 못했다. 다양한 광고 매체를 파악하지 않았고, 디지털 마케팅의 전체적인 흐름이 체화되어, 스스로 캠페인 제안을 작성할 역량을 가지지 못했다. 


경력 기술상에 내 강점으로 기재된 콘텐츠 기획 능력 역시 스포츠라는 특정 분야에 포커스 되어있고, 콘텐츠를 스스로 기획하고 개선해가며 성과를 올린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으로 사회 분위기가 변했다 해도 이력서에 많은 이직 기록이 남아있는 건 좋지 않게 보는 문화가 강하다는 것도 면접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이렇게 면접은 회사라는 온실 속에서 있는 직장인들에게 시장 속의 내 가치와 내 강점/ 약점을 단 기간 내에 가장 빨리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2. 세상에 회사는 많다. 


내가 면접을 간 회사가 4개일 뿐, 정말 다양한 회사들에 제안이 들어왔다. 그중에는 회사의 좋고 나쁨과 관계없이 직무가 맞지 않아 지원할 수 없는 회사들도 많았지만, 다양한 종류의 회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말을 거꾸로 하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회사가 많다는 말이다. 나를 잃어가며 회사에서 버틸 필요는 없다.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에 심각하게 일희일비할 필요도 없고, 회사가 날 업무 외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것에 휘둘릴 필요도 없다. 


현 회사에서 높게 평가받지 못했던 부분이, 다른 회사 면접에서는 높게 평가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 과정에서 나 역시 자존감 회복을 경험했다. 


세상에 회사는 많다. 현 회사에 너무 얽매일 필요도 없고, 더 좋은 회사를 가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3. 목표 지향적 삶을 얻었다. 


이직 준비를 하고, 면접을 보러 다니기 전에는 하루, 일주일, 한 달을 때우는 식으로 다녔다. 입사 초기의 열정은 사라졌고, 어려운 일은 웬만해선 피하고 싶고, 담당 프로젝트는 안전하게 유지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직 과정 경험을 통해 부족한 점을 피부로 느끼게 되자,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0일의 글쓰기를 시작한 것도, 글 쓰는 습관을 통해, 모든 일의 기본이 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이고, 사고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다. 


업무적인 부분에서는  부족한 디지털 마케팅 지식을 채우기 위해 마케팅 관련 서적과 강의고 공부할 계획이다. 현 회사에서 진행 중인 퍼포먼스 마케팅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관련 업무 능력을 완벽히 체득할 것이다. 




이렇게 이직 경험은 내 삶에 자극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의 불만으로, 혹은 성장의 기회를 잡고 싶어서 이직을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으로 안다. 


이직 경험을 여러 번 해본 사람으로 감히 조언하자면, 이직은 두려운 과정이 아니고, 본인이 밟아온 커리어 패스를 점검하는 과정으로 생각하면 두려움이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력서나 경력기술서를 정리해보며, 본인이 부족함을 스스로 느끼는 건, 너무 늦기 전에 본인의 커리어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게 내 경험상 더 좋았다. 


사실 나도 이직 실패의 씁쓸함이 남아있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발전의 계기로 삼아, 나를 놓친 회사들이 후회가 만들도록  1년간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부디 22년 7월의 내가 이 글을 보고 계획대로 되고 있다고 뿌듯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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