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의 글쓰기:11일 차
저 사람들은 워라벨이 좋으니까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거야
최근 몇 년 사이에 사이드 프로젝트 바람이 불었다. 회사 밖에서 나의 존재가치를 찾으려는 MZ세대 직장인들이 퇴근 후 자기 시간을 들여 또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예전부터 부수입원으로 많이 운영하던 블로그부터, 최근에는 쿠팡 맨, 배민 라이더스 같은 긱 이노코미 노동자들, 그리고 유튜버까지 사이드 프로젝트는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캐 열풍과 코로나로 경제적 상황이 급변하면서 사이드 프로젝트 열풍은 더욱 커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생각하는 내 시선은 삐딱했다. 광고 대행사나 스포츠 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나는 야근이나 주말 출근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사이드 프로젝트는커녕 집안일할 시간도 없는 삶을 살았고,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사람들은 배부른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퇴근 후에 다른 삶을 살 수 있는 건 저녁이 있는 삶이란 뜻이니까.
그러던 내가 지금은 자는 시간을 쪼개가며 브런치에 100일 동안 글쓰기, 그리고 PROJECT: 31 WORKERS라는 수익성도 없는 프로젝트를 자진해서 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시작에는 운동이 있었다.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휴식만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항상 피곤하고 힘들면 운동보다는 휴식을 택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력은 더욱 안 좋아졌다. 에너지에 대한 내 생각이 달라진 건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였다. 처음에 운동을 시작할 때는 퍼스널 트레이닝 한 세션에 죽을 듯이 힘들었지만, 기초 체력이 생기고 나니 오히려 운동하면 에너지가 생겼다. 그때부터 에너지에 대한 내 시선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단순히 휴식이 중요한 게 아니라, 에너지가 생성될 수 있는 활동이 중요했다.
신체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이 필요하다면, 정신의 에너지를 유지하기 위해서 일 외에 다른 활동이 필요하다는 걸 이번 사이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동안 알게 되었다. 7월 29일 현재 31명의 대상자 중 28명을 섭외하면서 사람들이 했던 다양한 반응들 덕분에 에너지가 생기는 걸 느꼈다. 불편한 기색 없이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준 사람들, 오랜만에 연락했는데도 불편한 기색 없이 응원해주는 친구들의 반응을 들으며, 회사에 일을 통해 느꼈던 성취보다 큰 보람을 느꼈다.
이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게 살아있는 걸 느끼게 해
PROJECT: 31 WORKERS의 인터뷰 대상자 섭외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질문 ' 일 하면서 이런 거까지 하는 게 힘들지 않니?'의 대한 나의 대답이었다. 즉각적인 수익을 발생시키지 않는 사이드 프로젝트들을 하는 사람들은 아마 나와 같은 이유로 묵묵히 힘든 과정과 시간을 견디고 있을 거라 생각해본다.
아직 섭외도 다 되지 않았지만 PROJECT: 31 WORKERS를 완성하고 나면, 한 뼘 더 성장할 나 자신이 기대되는 건 준비하는 과정부터 살아있음을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PROJECT: 31 WORKERS 그리고 100일이 글쓰기가 끝날 때까지 지치지 않고, 묵묵히 걸어가길 나 스스로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