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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Sep 15. 2021

좋은 사람이 되려면 필요한 덕목

좋은 사람의 정의는 무엇일까 (3)

앞에 쓴 두 편의 글에서는 내가 좋은 사람에 대해 생각하게 된 계기와 내가 그동안 살아가면서 만났던 좋은 사람의 범주안에 포함시킬 수 있는 호인, 호구, 현명한 사람에 대해서 정리해봤다. 


'좋은 사람' 시리즈 마지막화에서는 그래서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떤 덕목을 어떻게 길러야 할까에 대해서 내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좋은 사람의 덕목 중 첫 번째는 나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내가 없으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성경에서도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지 않았나. 나를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모순에 가깝다. 대부분의 사람은 본인을 사랑한다. 


본인을 사랑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 유형이 있다. 본인만 너무 사랑해서 집착하는 사람이 있다. 조금이라도 손해 보는 것에 예민하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어야지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본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본인에게 너무 엄격한 사람들도 있다. 본인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원하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본인을 밀어붙인다. 이런 사람들은 남들에게 와 달리 본인만의 기준이 매우 높은 경우다. 양상은 다르지만 본인을 건강하게 사랑하지 못한다. 


본인을 건강하게 사랑하는 사람은 자존감이 높다. 본인을 위해 당근과 채찍을 스스로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본인에 대해서 과대하게 포장하지도 않고, 본인을 한계까지 밀어붙이지도 않는다. 밸런스를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해 모범 답안은 없지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본인만의 속도를 간다. 자존감이 높기 때문에 타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타인의 관심이나 사랑을 얻기 위해서 무리하지 않는다. 


좋은 사람의 두 번째 덕목은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 살다 보면 거절을 해야 하고, 거절을 당해야 하는 일이 많다. 먼저 거절을 해야 하는 경우는 내가 원하지 않는 걸 명확하게 의사 표시하는 걸 말한다. 나는 이걸 하기 싫은데 주변 사람들의 눈치 때문에 해야 하는 경우, 친한 친구와의 관계가 깨질까 봐 잘못된 걸 알면서도 거절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거절을 잘 못하기 시작하면 본인을 지키지 못할 경우가 많다. 


반대로 거절도 잘 당해야 한다. 거절을 당하는 걸 본인이 거부당했다고 생각지 말아야 한다. 거절을 하게 되면 사람인지라 요청을 한 사람은 기분이 나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제안이 거절됐다고 해서 본인을 스스로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면접에서 떨어졌던, 연애에서 차였던, 고백했다 거절당했던,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했든 간에 본인이 거부당한 건 아니다. 그저 운이 안 따랐고, 실력이 조금 부족했을 뿐이다.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해지긴 쉽지 않지만, 거절당한 기분을 오래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 좋은 사람들은 정중히 잘 거절하고, 거절당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지막 세 번째는 두 번째 편에서도 설명했듯이 여유가 있는 사람이다. 어떤 상황이나 일을 만나고 그 일이 불확실한 상황일 때 긍정적인 사람은 태도가 다르다. 다양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일을 추진한다. 반면 여유가 없는 사람은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 부정적인 생각이 리스크를 제거해  결과물을 만들기도 하지만, 불안에서 기인된 부정적인 생각은 이도 저도 아닌 결과물을 가져오게 된다. 여유가 있는 상태와 조급하고 불안한 상태는 행동과 말투, 그리고 생각이 완전히 다르다. 조급한 상태에서 한 결정은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돌아보면 부족한 점이 많다. 그래서 급박한 상황에서도 잠시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노련함이 좋은 사람을 만드는 것 같다. 


이렇게 본인을 본인을 사랑하고,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고, 여유가 있는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덕목이다. 사실 3편이나 글을 쓰면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에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의 모습이 많이 투영되어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중요한 건 본인을 망치면서까지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진정 좋은 사람은 아닐 것이다. 나를 지키면서 내 템포에 맞춰 좋은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 인생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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