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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루스 Dec 15. 2021

또 한 번 회사는 가고

다시 이직합니다. 


상기 본인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퇴사를 하게 되었으니 허락하여주시기 바랍니다. 

1년 4개월 만에 또 한 번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


지난번 '이직 실패한 썰 시리즈'를 쓰고 나서 이렇게 빨리 이직하게 될 줄은 몰랐다. 마음속으로 이직 희망을 품고 있었지만, 우연찮은 계기에 헤드헌터를 통해 이직 제의가 왔고, 1차 면접에서 느꼈던 좋은 느낌이 최종 면접까지 이어져 합격하게 되었다. 


사실 일정이 허락한다면 재충전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입사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떠나는 회사는 최대한 늦게 퇴사하길 원했고 입사하는 회사는 최대한 빨리 와서 적응하길 바랬다. 그래서 결국 화요일에 퇴사하고 수요일에 출근하는 주중 퇴/입사 일정이 되고 말았다. 


떠나는 회사에서는 1년 4개월밖에 근무하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스타트업으로 시작했고, 중간에 회사 이름은 몇 번 바뀌었지만 같은 상사 및에서 약 4년을 일했다. 그러고 나서 내가 몸 담았던 스포츠 분야를 벗어나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직한 첫 회사였다. 


모든 것이 좋을 순 없었지만, 재직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 디지털 마케팅의 기본적인 용어와 구성 형태. 회사들의 일하는 프로세스 등 필드 전반에 걸친 지식을 배울 수 있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적용되는 용어와 업무 프로세스였기 때문에 업계의 기본기를 배울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좋았다. 이전까지 나는 회사에서 사적인 관계는 최소화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공적인 관계에 사적인 관계가 섞이면 일하기 불편해지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 특히 직급이 올라가면서 동료들에게 좋은 말보다는 싫은 소리를 많이 해야 하는 입장이 되면서 후배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이번 회사에서는 사적으로 친해져야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이전까지는  기획자, 디자이너, 영상 편집자 등으로 구성되어 다른 기능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했다. 같은 팀이지만 서로 분업하는 느낌을 받았고, 일에 대한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좁힐 수 없는 입장차가 존재했다. 


 하지만 기획자로만 이뤄진 팀에서 일하면서 원팀으로 일하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스몰 토크가 많아져야 빅 토크도 많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성과로 확인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던진 아이디어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돌발 이슈가 많은 프로젝트 때문에 힘든 상황에 놓인 나에게  동료들이 건넨 격려는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이직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회사가 가져오는 프로젝트들의 방향이나 규모가 6년을 지나 7년 차를 바라보는 나의 성장을 바라보기에는 부족했다. 회사의 매출 규모가 회사의 모든 것을 말해주진 못하지만 진행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규모를 규정짓는 데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프로젝트 규모가 클수록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는 점을 깨닫게 되면서 더 큰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회사 인원수도 이직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였다. 직장인의 성장은 과업을 통해서도 성장하지만 동료들과 협업하면서 더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같이 일하는 사람, 그리고 일하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많이 한다. 특히 회사 인원 규모가 커질수록 회사 안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으로 향후 커리어를 생각했을 때, 그래도 업계 사람들이 들어본 회사에서 일해야 다음 스탭을 갈 때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어쨌든 새로운 곳에서 또다시 시작이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었지만,  이 글을 6개월, 1년 뒤에 봤을 때 부끄럽지 않도록 새로운 회사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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