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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O Dec 20. 2017

고생했어요. 그 곳에서는 부디 행복하길.

종현을 추모하며

종현의 소식을 접한 이후로 계속 가슴이 먹먹해서, 울컥해서 뭐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쓰는 글.



나는 의 팬, 샤이니월드는 아니었다. 오히려 나는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타그룹을 좋아했다. 하지만 제일 친한 친구들이 그를 참 많이 좋아했고, 그렇게 근 8년을 그의 소식을 건너 들으며 지냈다. 어느 순간부터 의 소식에 조금 더 귀 기울이게 되었고, 그가 앨범을 낼 때는 전곡을 플레이리스트에 넣고 듣고 또 들었다. 그렇게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스며들듯 종현의 팬이 되었나보다.


종현은 너무도 멋진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들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었고, 그의 사람들을 너무나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삶이 너무 힘들어 자살을 했다고 했을 때, 나는 그저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그가 그 자신보다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이를 두고 떠날 결정을 했을 때 그 마음이 어땠을지 가늠조차 할 수가 없어서. 누이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던 심정이 어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어서.


많은 이들이 제발 오보이길 바라며 살아돌아오길 바랄 때, 한편으로는 그것마저 우리의 이기심이 아닐까 싶었다. 다시 돌아왔을 때 그에게 그것이 얼마나 큰 고통일까 .. 우리가 그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어떻게 감히 그 고통 속으로 다시 들어가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의 유서를 보고 참 많이 울었다. 아, 나는 감히 가늠도 할 수 없는 그 큰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구나. 그 아픔을 이겨내려고 정말 많이 노력해주었구나. 노력해줘서 고맙고, 그 노력을 일찍 알아주지 못한 것이 참 미안하다. 그리고 꼭 말해주고 싶다. 당신을 집어삼켰던 그 우울은 절대 당신 탓이 아니라고...


나는 그의 마지막 앨범, 소품집 이야기 op.2를 참 좋아했다. 왜 그 때는 몰랐을까. 그가 이렇게 아프다고, 힘들다고 소리치고 있었는데. 나는 그저 노래가 좋다고만 생각했다. 참 미안하다. 그를 갉아먹으며 나의 행복을 채운 것 같아서.  '당신의 우울까지 사랑해서 미안했어요.' 그의 마지막 앨범에 달린 이 댓글이 내 마음을 후벼판다.


그저 부디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런데 너무도 착한 그가 남겨둔 사람들 걱정에 편히 떠나지 못할 것 같아서 그것이 참 걱정된다. 이기적이게 그냥 당신의 행복만을 생각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걱정은 말고 그저 당신의 행복만을 위해 편히 떠나달라 말하고 싶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았다는 것만 보고 행복하게 떠났으면 좋겠다. 당신의 마지막은 외롭지 않아서 다행이다.



당신이 이 곳에 두고간 아픔은 당신의 아픔을 알아주지 못했던, 같이 나눠주지 못했던 우리가 나눠가질테니 당신은 그곳에서만큼은 부디 행복하기를.


RIP 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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