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하긴 했어도 나는 언제나 아름다운 삶을 바랐는데, 언제부턴가 그저 예쁜 것으로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 언제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마음에 드는 옷을 살 수 있는 지금. 분명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서도 과연 내가 바랬던 삶일까 자문하게 된다. 나는 분명 일상 속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찾아낼 줄 아는 사람이었는데, 가끔 어떤 영화를 보고 감동받기도 하고, 남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는 무언가에서 진실한 것을 바라보곤 했었는데. 이제 내 주위에는 그저 예쁜 것들과, 예쁘게 보이려는 것들이 가득하다.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는다. 아름다운 삶을 살아야지. 언제나 충만하게, 또 예민하게 보고 들어야지. 또 느껴야지. 우연히 만난 아름다움에 하루가 행복해지는 시간을 온전히 즐겨야지. 텁텁한 세상에서 나 자신을 잃지 말아야지. 그러려니 넘어가지 말아야지. 그러면서도 내게 주어진 현실 역시 잊지 말아야지. 모두 잘해야지.
또 한번 어떤 전환이 오는 걸까. 기회가 있다면 꼭 붙들고 놓지 말아야겠다. 예쁜 것들에 둘러싸인 혼자가 됐다는 생각에 가끔 너무 외롭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이렇게 다짐뿐인 것은,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현실을 피하지 않고 살아가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을까. 그렇게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다시 읽고, 봐야지. 그리고 다시 잊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