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느질
요즈음에도 헤진 옷을 바느질해서 입는 사람이 있을까.
지난 가을쯤이였나 청바지가 오래되다보니 찢어져 수선집을 찾아가 재봉틀로 누벼달라고 했더니 수선비가 더 많이 나온다고 새로 사입으라 하시더라.
내겐 장인의 손길로 한땀한땀 바느질로 기운 인조 솜 조끼 패팅이 하나 있다. 10년쯤...아니 그보다 더 오래전 설날 대구 집에 갔을 때 동생 옷이 멋져보여 내가 입고다니다 벗어놓고 또 그 다음해 가서 입고 몇 해 입으며 동생이 안입는다 하기에 서울로 가져와 입었던 옷이다.
다들 한벌씩 있는 오리털. 거위털 패딩은 아니지만 나이들어감에 - 어릴때 그렇게 티격태격하며 커오던 하나뿐인 동생에게 형으로서 해주지못한 여러가지 미안함들속에 서로 무심한듯하지만 - 이 조끼패팅을 입으면 동생의 따뜻함이 느껴지는것 같아 늘 아껴입던 옷이였다. 세탁기에 빨래를 하다보니 탈수할 때 안쪽 박을질한 부분이 늘어나 튿어져 안감의 스폰지같은 인조 솜 하얀 속살이 다 보였음에도 난 이 옷의 따뜻함(정)이 좋아서 겨울이면 꼭 꺼내입고 다녔는데 지난해였던가 집에 내려가 벗어둔 이 조끼패딩의 튿어진 부분을 늙은 어머님은 바느질로 한땀한땀 기워주었다. 그 뒤로 이 조끼 패팅은 동생의 느낌과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이 모두 베어있는 하나뿐인 옷이 되었고, 비록 남들이 보기엔 참 허접해보이는 조끼 패팅이지만...내겐 그 무엇보다 따스함이 느껴지는 옷이 되었다
올 겨울엔 아직 한두어번 밖에 안입었는데 엊그제 보니 어머니가 바느질한 반대편이 튿어져있었기에 오늘 저녁에 내가 바늘에 실 꿰어 한땀한땀 비뚤비뚤 바느질하며 '요즈음에 누가 나처럼 이렇게 바느질해서 입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는 나도 친구가 선물해 준 겁나게 비싸다하는 입은듯 안입은듯한 초경량 오리털 패딩잠바도 생겼고, 모자에 에스키모인들처럼 털 쑹쑹난 파카도 지난해 우리아들에게 받았다.
너무 오래되어 인조솜은 납짝하게 붙어버렸고, 나일론 소재인가 부들부들하면서 미끌미끌하여 보온성도 낮아 최신형 스타일의 옷들에 비할 바 못되지만
•동생에게 물려받은 이 옷을 입으면
•울 엄마가 한땀한땀 바느질로 기워주신 인조 솜 패팅조끼를 입으면
《몸보다 마음이 따뜻해진다.》
어머님의 바느질한 자리에 내 서툰 바느질이 겹쳐진 낡고 오래된 패팅조끼 하나에서 느껴지는 정이 따뜻한 마음임을 되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