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연말정산

by 허정구

다들 연말정산을 하면 돌려받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나는 그랬다. 연말연초가 되면 뉴스에서 '1인당 얼마를 돌려받는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그래서 '13월의 월급'이라는 이름으로 월급쟁이에겐 설렘과 흥분의 기대를 가지게 한다.


내가 먼저 알아야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도 정확하게 알려줄 수 있겠기에 한 해 한 해 관심을 가지다 보니... 연말정산 후 환급금액의 기준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고 기본공제. 세액공제. 소득공제의 의미에 대해서도 인터넷에서 찾아보며 알게 되었다.


매월 급여를 받으며 급여명세서에 표시된 소득세라는 명목으로 나는 세금을 냈고, 이러한 소득세에 대해 1년 단위로 확정. 정산하는 것이 연말정산임을 이젠 알기에 "올해 뉴스에 나온 1인당 평균 65만 원을 돌려받는다"란 말을 믿지 않는다.


애들이 어릴 때 그때는 연말정산이 뭔지도 몰랐지만 13월의 월급이고 다들 기백만원씩 받는다더니만 나는 기껏 몇만 원 최대 십만 원 전후의 환급금액 결과를 보며...'젠장 나는 왜 이렇게 작은 거야?' 속으로 생각했다.


이젠 어느덧 애들도 커버려(만 21세. 만 22세)가 되다 보니

기본공제(인적공제) 대상에서 하나 둘 빠져나가다 보니 지난해에는 환급이 아닌 추가납부세액이 100만 원 가까이 발생했고, 올해는 연말정산해보니 150만 원이 넘는 추가 납부세액이 예상된다.

『헉』 『설마~』 ㅁㅁㅁ ㅁㅁㅁ『폭탄』


「내가 예전과 달리 참 많이 버는구나... 이 사회를 위해 이 나라를 위해 내가 세금을 내는 부류에 들어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는다.


근데 현실은... 여전히 고프다!


여전히 월급날이면... 기다렸다는 듯... 계좌와 계좌를 통해 수혈되듯 순식간에 이동이 이루어지고... 많아 보였던 월급은 혼자 한 달을 살아가기에 빠듯할 만큼만 남아 한 달 동안 내 삶을 지켜주며 같이한다.


2020년의 나

2021년의 나

어느덧 나는 환급받는 나에서 추가납부하는 나로 바뀌었다는 것에 '많이 부담되고 아깝지만' 그래도 반면 잠시나마 자뻑에 빠져본다!


더불어 머릿속에는

'내년에는 원룸의 월세라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주민등록 주소이전부터 해야겠구나' 생각을 한다.


그리고, 또 뭘 해야 하나? 계속 생각이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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