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부질없이 잘 가야 될 텐데...

by 허정구

잔뜩 기지개를 켠다.

두 팔을 뻗고 머리 위로 올려 잔뜩 움츠렸던 마음을 활짝 펼치듯 온몸에서 나쁜 것들을 몰아내 본다.

순간 뒷목이 찌릿하며 주체할 수 없는 뭔가의 충격에 휩싸였다.


그때 그 순간 나는 속말을 혼자 내뱉는다.

'잘 가야 될 텐데. 부질없이 잘 가야 될 텐데...'

이제 갈 때가 다가오나 보다. 그날이 닥치면 그냥 아무 맘 없이 홀연히 바람에 날아가는 민들레 홀씨처럼 그냥 바람에 온몸을 맡기고 떠날 수 있기를 준비하고 떠날 수 있기를 염원한다.


오늘. 내일. 어제도 그렇게 살아왔다.


그렇게 살고 있다


그렇게 살려 한다.


부질없이 잘 가야 할 텐데... 아무 댓구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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