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방법을 찾는 삶

by 허정구

방법을 찾는다.

변화를 읽어내고, 이유를 찾는다.


지난 12월 청구된 수도사용 요금이 급증했다.

겨울인데 사용량이 2배 가까이 증가했다며 같이 일하는 오 과장은 세대 내 사용량을 체크하고, 누수 세대를 점검하고, 계량 검침되지 않는 공용 사용분을 환산해봐도 숨겨진 사용량이 700 m³ 나 된다며 담당자로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엊그제 야간 근무를 대신하며, 기계실에서 가압 송수펌프가 쉼 없이 계속 운전되는 걸 보고 어젯밤에는 모두가 잠든 시간대인 밤 1시 30분부터 4시까지 1분당 부스타 펌프의 운전과 배관 내 압력상태 변화를 체크해 보았는데... 사용량이 없는 심야시간에도 주기적으로 펌프 가동이 반복되어... 여러 다양한 상황들과 취합 가능한 자료를 바탕으로 검증해 보려 한다.


무슨 말인지조차 의미조차 해석하기 어려웠던 유체역학도 지난 2달 동안 밀도. 중력. 비중량. 점성 계수. 평판에 작용하는 힘. 파스칼의 원리. 뉴튼의 법칙. 베르누이 방정식. 이상상태 방정식 등을 반복하다 보니 이젠 꽤 익숙해져 주어진 문제를 바탕으로 Re No를 바탕으로 마찰계수를 구하고, 유량으로 유속(m/s)을 구하고 결국 마찰 손실 수두를 구하여 펌프의 동력까지 구하는 게 능숙해졌다.


이렇듯 우리는 방법을 찾는다.


모르기 때문에 할 일이 없고,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기 때문에 출근해서 멍 때리며 보내고 있는 것이지 아는 사람들은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쉴 새 없이 처리해도 끝없이 할 일 들이 쌓여간다.


봐야 하는지

뭘 볼 수 있는지는

내가 뭘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 다르다.


포커 패에서 드러난 카드와 엎어진 카드로 상대방의 패를 판단하는 것도 내 손에 들려진 패에 따라 다르고

고스톱에서 go와 stop 역시 전체 패를 볼 수 있어야 결정하는 것처럼


우린 모두 변화를 감지하고 그 변화 속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별 거 아닌 삶을 살면서도 그렇게 사는 게 그나마 삶에 위안이 된다. 그것이 모두에게 중요해서 과정에 내 수고를 기여하여 결과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면 더 좋고, 그렇지 않다 해도 멍 때리는 것보단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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