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아프다

by 허정구

금요일 저녁 퇴근하고 배고파

라면하나 끓여먹는데


뭔 이다지도 반찬이 많은걸까.


그냥 사케집에서 먹다 남아 싸온 오뎅탕 국물에 라면하나 끓였을뿐이고

눈에 보이는 반찬은 김 하나인데

빨~간 쓸쓸함

하~얀 고단함

갈색 배고픔

노~란 그리움

까~만 외로움

이 좁디 좁은 밥상에 펼쳐진 반찬만 한가득이네.

혼자 먹는 밥상을 누가 날마다 뭐 이다지도 거하게 차렸을까.



이번주는 내내 아팠고 지금도 아프다.

디스크가 신경을 누른단다. 컴퓨터에나 있어야 할 디스크가 왜 실데없이 내 신경을 누르는지 알 수는 없지만, 때문에 허리를 곧추 세우는 것 조차 힘겨워 꾸부정한 자세로 활처럼 휜 아픈 날들이였다.


신경이란게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지만

그놈 좀 눌렸다고 도무지 뭔 일을 할수가 없네.


신경질이 난다는 말...그말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주 아프다는 말이였네. 신경이 조금 눌린게 이정도인데 신경질이 났다면 도대체 얼마나 아픈건지...


조심해야겠다.


신경질나지않게.


아무튼 긴 한주일이였다. 여전히 그 긴 한주는 끝난게 아니지만 그래도 내겐 긴 주말이 남았으니 잠만 퍼질러자면 눌렸던 신경도 좀 펴지겠지...낚시가야되는데...아쉽다.


금요일 밤


라면하나에 보이는게 많네.

그래도 그 라면 배는 부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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