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마음의 여유

by 허정구

이런저런 일상의 움직임과 일들속에 하루가 끝나간다. 오늘도 둥근 해는 제 할일을 다 했다는듯 아주 크고 둥글게 눈부신 붉은 화염을 머금은채 서쪽산 너머로 사라지더라.


아주 대단히 《장•엄•하•게》


그 장면을 바라보는데 편안함이 느껴졌다. 해가 제 몫을 다한 것처럼 나 또한 내 몫을 다한것 같은 기분에 마음에 여유가 생기더라. 동쪽에서 출근해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서쪽으로 퇴근하는 것처럼 보였다. 누군가 지켜본다고 더 열심히 더 뜨겁게 더 눈부시게 더 빛나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냥 보건 안보건 뜨거워야할 땐 <뜨겁게> 눈부셔야할 땐 <눈부시게> 빛나야할 땐 <빛나게> 그렇게 묵묵히 제 몫의 하루 일과를 마치고 서쪽하늘로 소리없이 사라지는 모습으로 비춰져 ~ 나도 출근을 하고 내 일을 하고 퇴근을 하니 ~ 나도 저 해처럼 느긋하게 우아하게 장엄하게 하루를 마쳐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마음이 느긋해지고 여유러워지고 가득차는 여유가 생기더라.


참 멋지구나...


저 장엄함을 핸드폰에 담아 볼 욕심에 카메라 앱을 열었지만, 핸드폰에 나타나는 화면에는 눈에 보이는것과 아주 달리 전혀 장엄하지도 우아하지도 느긋하지도 않더라. 내가 보는것과 핸드폰이 보는게 달랐다. 난 감정적으로 바라보고 핸드폰은 사실적으로 바라본건가?

'난 문과 핸드폰은 이과'


저녁해만 그럴까...싶다.

똑같은 장면을 하나는 내 눈으로 직접 보고, 또하나는 핸드폰을 통해 보여지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본것뿐인데 장엄함도 우아함도 느긋함도 사라지고 그냥 땡그란 붉은 점같은 해만 보이더라.


내가 볼건가 보여지는 것을 볼건가

감성으로 볼건가 사실로 볼건가


난 지금껏 어떻게 봐왔었고 이젠 어떻게 볼것인지


이제라도 한번쯤 봐야함을 생각하게 된 저녁이였다.

또 다른 세상이 있을 수 있으니


좋~다! 나쁘지않다. 이런생각. 이런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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