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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Aug 24. 2023

내이름이박힌책한권

일터에 대한 나의 생각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또 아마도 버텨내야 할 듯하다.

직장에서 몸담고 일한다는 건 (내 선택에 의한 결정이기에) 내 개인적 자유가 구속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하기에 이러한 구속이 불편하다는 걸 나 스스로 알기에 같이 일하는 동료에겐 내가 베풀 수 있는 최대의 범위에서 공감하고 이해하며 최대한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고  스스로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


오늘 전체 미팅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여러분에게 이곳은 어떤 의미의 일터인가요?"

정말 궁금했다.

내겐 분명 소중한 일터이고, 소중한 일터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 한 명 한 명이 조금이나마 더 나은 근무조건이 될 수 있도록, 매 순간 만족을 줄 순 없겠지만 때때로 한 번쯤 어떤 이유로 만족감에 휩싸여 또 한 번 새로운 힘을 얻길 바라는 마음에서 고민하고 행동한다.

정말로 온 힘을 다해 일해주는 누군가의 모습에서 나조차도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이 일어 부족한 나를 다시 한번 독려하고 다시 이곳 일터에서 일하는 모두를 위해 눈곱만큼이라도 나은 방향으로 이끌 힘을 얻는다.


중간자의 역할.. 책임자의 역할. 관리자의 역할

본사와 고객사. 본사와 현장. 고객사와 현장.

미화팀과 시설팀. 시설팀과 조경팀. 조경팀과 미화팀. 근무자 19명의 각각의 관계.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 기능적인 부분. 관리적인 부분.

비가 오면, 바람이 불면, 더우면. 태풍. 낙뢰.

400세대 중 어느 세대에서 보일러가 고장 나고. 에어컨이 안되고, TV가 안되고, 도어록이 안되고, 타일이 떨어져도 소방경보. 가스경보

이곳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이건 어느 것 하나 두렵지 않은 게 없다.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한 책임과 관리 그것이 내 일이기에, 모두에게 소중한 이곳 일터를 지켜내야 하기에


제각각 다른 관점, 다른 생각, 다른 방향, 다른 눈높이에서  수시로 느닷없이 불거지는 개개인간의 갈등과 고객사의 요구 조건에 대한 일 처리의 완성에 필요한 모든 관계가 결국 내 몫이고, 이 일을 나는 동료들과 함께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처리하지 못하면 결국 그 일을 어떻게든지 처리해 낼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게 내 일이고, 내 능력이다.


이러하기에 이곳에서 일하는 한 명 한 명이 소중하고, 이들에게 소중한 이곳이 내게 소중하고, 소중한 이곳을 지켜내고 유지시켜야 한다고 당연하게 믿음이 되어버렸는데

내게 이곳이 소중하듯 모두들 그러하다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는지 《과연 그럴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느닷없이 홀연히 누군간 쉽게 떠나가도 남아있는 또 다른 우리가 있기에 이곳에 나는 남아야 하고, 또 계약이 연장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소중한 일터를 지켜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티며 지내왔다. 지켜야 하는 이유가 소중한 이유가 바로 우리 모두 때문이라고 당연시하고 있는 내 생각이 맞•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려가 권리인 양 변질되고, 관용이 원칙이고 기준인 양 자리 잡는다. 이 부분을 가장 경계 시 하지만 어느새 빈틈을 비집고 들어와 전염되듯 당연시 생각한다.


비교하고, 평가하고, 저울질하고 내꺼와 네꺼를 나눈다!

그리곤 결국 누군 간 상처받고 또 누군 간 떠나갔었다.


■과연 이곳은 모두에게 소중한 일터일까?

■내게만 소중한 일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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