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만 자도 부족한 휴일의 토요일에 낮에는 주간 근무자의 공백을, 밤에도 야간근무자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번 주에는 엄마에게 다녀오려 했는데... 늘 이 모양이다.
일이 먼저다. 어쩔 수 없이 누구도 하기 싫다면 나라도 해야 하기에 덕분에 수시로 난 이렇게 고요한 밤을 보낸다.
오전엔 느닷없이 거실 천장에서 물이 새는 집이 나타났고,
오후엔 내일 당장 재입주한다는 세대에 발생한 에어컨 Error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누수는 최근 계속된 거센 빗줄기에 의한 외부요인인 줄 짐작했지만 이런 저런 확인 결과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던 소방배관의 누수로 확실시되고, 에어컨 Error에 대한 PCB기판 교체를 위한 실외기 해체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었지만 유튜브. 네이버. 그리고 지인에게 정보를 얻어 용케 조치했다.
8월 15일이 한참 전에 지난 오늘... 매년 그랬던 것처럼 이젠 밤공기가 한결 시원하다.
가을이 오나 보다.
힘든 날들을 보내며, 내가 뭘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지만 꾸역꾸역 필요한 일들에 해법을 찾곤 한다. 너무 많은 것들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새로운 팀원에게 뭐부터 알려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알려준다고 생소한 것들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과 현장 경험과 함께 적응할 것을 알지만... 제발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이길 바랄 뿐... 새로운 것에 대해 스스로 알아가려 해야 할 텐데... 그럴 마음이 있는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의 나는 일상의 고운 감정들을 잊고 산다.
사랑. 그리움. 다정함. 따뜻함. 情. 여유로움. 느긋함.
외톨이마냥 혼자 섬에서 지내며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에 빠져 산다.
하루하루가 고달프지만 언제나처럼 지나간 시간은 짧게 느껴지고, 지나갈 시간은 아득하기만 하다. 과연 다시 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