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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Aug 27. 2023

내이름이박힌책한권

고요한 밤에(푸념)

나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려 하는 걸까...

긴 하루였다

잠만 자도 부족한 휴일의 토요일에 낮에는 주간 근무자의 공백을, 밤에도 야간근무자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번 주에는 엄마에게 다녀오려 했는데... 늘 이 모양이다.

일이 먼저다. 어쩔 수 없이 누구도 하기 싫다면 나라도 해야 하기에 덕분에 수시로 난 이렇게 고요한 밤을 보낸다.


오전엔 느닷없이 거실 천장에서 물이 새는 집이 나타났고,

오후엔 내일 당장 재입주한다는 세대에 발생한 에어컨 Error를 해결하기 위해 애썼다.


누수는 최근 계속된 거센 빗줄기에 의한 외부 요인인 줄 짐작했지만 이런 저런 확인 결과 지금껏 단 한 번도 없었던 소방배관의 누수로 확실시되고, 에어컨 Error에 대한 PCB기판 교체를 위한 실외기 해체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었지만 유튜브. 네이버. 그리고 지인에게 정보를 얻어 용케 조치했다.


8월 15일이 한참 전에 지난 오늘... 매년 그랬던 것처럼 이젠 밤공기가 한결 시원하다.


가을이 오나 보다.


힘든 날들을 보내며, 내가 뭘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지만 꾸역꾸역 필요한 일들에 해법을 찾곤 한다. 너무 많은 것들을 어떻게 알려줘야 할지 새로운 팀원에게 뭐부터 알려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알려준다고 생소한 것들에 대한 이해를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과 현장 경험과 함께 적응할 것을 알지만... 제발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이길 바랄 뿐... 새로운 것에 대해 스스로 알아가려 해야 할 텐데... 그럴 마음이 있는지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최근의 나는 일상의 고운 감정들을 잊고 산다.

사랑. 그리움. 다정함. 따뜻함. 情. 여유로움. 느긋함.


외톨이마냥 혼자 섬에서 지내며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에 빠져 산다.

하루하루가 고달프지만 언제나처럼 지나간 시간은 짧게 느껴지고, 지나갈 시간은 아득하기만 하다. 과연 다시 올까.


가을은 다시 오는 것 같은데... 지나간 삶에 사랑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나 보다.


좋은 맘으로

좋은 생각으로 살다 보면 언젠간 좋아질 수도 있고

이래도 저래도

살아 낸 하루만큼 더 그날에 가까워졌으니 그것으로 만족한다.


지금의 삶을 선택한 건 예전의 나이고

지금도 나는 내일의 나를 위해 부단히 오늘도 선택을 행하고 있으니


모든 건 내가 선택한 결과임을 잘 알기에 오늘도 잊고. 내일도 잊고

《차차게살자.아무것도》


그•냥•살•자•생•각•하•지•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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