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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Dec 31. 2023

내이름이박힌책한권

저 산을 오르려는 마음이 스스로 생기지 않고 생기더라도 실행하기 어려운

어떻게 나누고 어떻게 지시할 것인가?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필요한 역할을 찾아 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일까?

직원은 오로지 시키는 일에 국한되어서 일을 하는 게 정답일까?


시설 근무자가 아침저녁으로 순찰을 돈다는데...'현장의 주요 시설인 전기실. 기계실. 소방펌프실. 가스저장소에 들러 어떤 이상 유무가 없는지 가보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했는데 아무도 가지 않았다 한다. 오로지 필요한 검침 값을 적어와 일지에 옮겨 적기 위해 검침하는 수치만 확인할 뿐 더 이상에 의미는 두지 않았다.


왜 검침을 하는지... 그 값이 이야기해 주는 의미를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고 오로지 그냥 일지에 적어야 하니까 갔을 뿐 4번. 5번. 6번... 그것을 왜 Check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했다.


시키니까 할 뿐 더 이상도 더 이하도 관심 가지지 않는다. 이런 행태가 당연한 것이었는데 나는 늘 주도적으로, 자발적으로, 스스로 우리 현장에서 필요한 역할을 찾아서 하길 바라고 있었다. 그러니 누군가 스스로 움직이면 그는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는 사람으로 다른 이들의 눈총을 받았던 것인가 보다.


정말 다들 그런 걸까.

시키는 일에 본인의 생각을 담지 않고 수동적으로 일하는 게 직장인들의 일하는 방식일까?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듣게 되는 직면하게 되는 상황들 속에서 질문이 만들어지고 그 질문에 답이 스스로의 관찰 또는 타인의 일 처리 속에서 찾아지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그렇게 조금씩 변화되는 게 일을 대하는 태도라 나는 생각하는데 이건 나만의 생각인 건가?


어떻게 모든 일을 낱낱이 구분하여 지시하고 강제할 수 있을까... 규정짓고 규칙을 만들고 그것이 체계화하는 것인 건가?


한번 듣는다고 누군가 상세히 이야기해 준다고 그것을 이해하고 알기 어려움을 알기에 우선은 모르더라도 반복하며, 스스로 궁금해하고 답을 알아가는 건 불가능한 일일까.


난 일을 시켜야 하는데 어떻게 시켜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도 내게 일을 시키지 않지만 난 늘 일을 한다. 처음부터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곳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생긴다. 그 일이 이곳에서 필요한 일이 되고, 난 그 일을 한다.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해야 되기 때문에 하는 나는 팀원들도 이곳의 일을 하면서 그렇게 익숙해져 가길 바랄 뿐이다. 하나하나 담당을 정해둔다 해도 그 일을 이해하고 처리하지 못함을 알기에 처음엔 잘 모르더라도 시간과 함께 개인의 관심 속에 상장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인데! 이 마음이 그들과 너무 다르다!


그들은 시키는 일만 하려 하고, 시키는 일만 할 뿐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아닌 이유다.


스스로 할 일을 찾아 한다는 건

저 멀리 보이는 산을 오르려는 마음이 스스로 생기는 게 쉽지 않고, 생기더라도 그걸 실행에 옮기는 게 쉽지 않은 이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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