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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Feb 13. 2024

내이름이박힌책한권

향수병에 새싹을 틔우다

명절증후군 내겐 향수병이다.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뭘 한 건가? 여기서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뭐 하나 딱히 내세울 것도 가진 것도 없는 나는 불쑥 들이닥친 초라한 내 모습에 무엇이 맞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동안 주체할 수 없는 방황에 휩쓸린다. 그래서 늘 하루 먼저 일터로 돌아와 방구석에 틀어박혀 하루 종일 폐인마냥 잠만 잔다. 그리곤 다음날 일터로 나가 며칠 빈 시간 동안 벌어진 일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정신을 쏟아붓고서야 겨우 병을 이기고 연휴 전의 나로 조금씩 돌아온다. 오늘부터 일을 시작했지만 나에게는 언제나처럼 시간이  필요했다.


노래를 듣는다.


<혼자가 아닌 나>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너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눈물 나게 아픈 날엔 크게 한 번만 소리를 질러 봐.

•앞만 보고 걸어갈게.



오후에 돌 틈에 새싹을 봤다. '나도 다시 너처럼 시작해야겠구나' 새싹에게 이야기했다.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지만 일은 때론 나 자신이 그나마 가치 있구나 하는 마음에 위로를 준다. 그 일이 고달픈 일이건 하찮은 일이건 내게 주어진 일에 빠져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하고 난 뒤 느끼는 희열은 나의 만족이다.

슬프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방향을 잃기도 하지만 지금껏 그렇게 살아왔다. 얍삽하지 않게 살아왔고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며 차카게 살아왔다. 비록 많이 넉넉히 여유롭게 풍족하게 가지지는 못했지만 그래서 늘 이렇게 살고 있겠지만 어차피 이번 생은 이렇게 살다 가면 되니 욕심내지 말고 남 탓하지 말고 지금껏 그래왔듯이 좋게 좋은 맘으로 돌 틈에 돋아난 새싹처럼 다시 봄을 맞이하려 한다.



•드라마 '눈사람' OST <혼자가 아닌 나>

노래 : 서영은 2004.01.06 발매 <Gift> 9번 트랙수록곡.

작사 : 이희승 작사

작곡 : 정용국. 최태환 공동 작곡


이제 다시 울지 않겠어

더는 슬퍼하지 않아

다신 외로움에 슬픔에

난 흔들리지 않겠어

더는 약해지지 않을게

많이 아파도 웃을 거야

그런 내가 더 슬퍼 보여도

날 위로하지 마

가끔 나 욕심이 많아서

울어야 했는지 몰라

행복은 늘

멀리 있을 때 커 보이는 걸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추니까

눈물 나게 아픈 날엔

크게 한 번만 소리를 질러봐

내게 오려던 연약한 슬픔이

또 달아날 수 있게

가끔 어제가 후회돼도

나 지금 사는 오늘이

내일 보면

어제가 되는 하루 일 테니

힘이 들 땐 하늘을 봐

나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추니까

눈물 나게 아픈 날엔

크게 한 번만 소리를 질러봐

내게 오려던 연약한 슬픔이

또 달아날 수 있게

앞만 보고 걸어갈게

때론 혼자서 뛰어라도 갈게

내게 멈추던 조그만 슬픔도 날 따라오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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