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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정구 Mar 14. 2024

내이름이박힌책한권

생애 첫 돋보기안경

안과에 갔다.

老眼에 의한 근시와 난시로 진단되었다. 나이 듦이 내게도 찾아왔음을 설명 들었다.


가능한 한눈에 내용을 파악하려 하다 보니 작은 글씨로 설정한다. 컴퓨터 화면에도 전체 내용이 보여야 하기에 10 point 내외의 글자로 문서 내용을 보는데... 어느 순간 그 글자의 선명도가 떨어졌다. 책상 달력에 내가 써놓은 내 글자가 어떤 날은 잘 보이지 않기도 했다.


글자가 희미하게 퍼져 보이던 날들이 많아지고, 눈곱이 낀 것처럼 눈앞이 침침해져 가던 날들이 결국 세월이었다.


태어나 첫 안경이 돋보기안경이 되었다. 기분이 묘하다!


안과에서 시력 검사를 하며 끼워주는 렌즈에 따라 흐릿한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을 처음 경험하며 놀라웠다. 老眼을 실감하는 순간... 내 나이가 생각되었다. 젊었던 날들과 다른 지금의 나를 떠올리며... 지나 온 날들을 들추어 봤다.


돋보기안경을 쓰고 바라볼 내 삶은 흐릿하던 글자들이 선명해지는 것처럼 뚜렷해지길 바라며

나는 오늘 오십 초반 평생 한 번도 가져보지 못한 나만의 안경을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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