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씩만 실자
언제쯤 난 이 모든 걸 다 때려치울 수 있을까?
그런 날이 올까.
세상만사 다 귀찮고, 힘에 벅찬 하루의 일들 속에서도 마냥 이렇게 일에 또 매달려 산다. 과연 다 버릴 수 있을까.
때려치우면 당장 먹고 살 방법이 막막하기에 많은 세상 사람들이 일에 얽매여 싫은 소리도 감내하며 살고 있음을 안다.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게 두려워 그나마 이틀 치, 삼일 치, 한 달, 두 달, 1년, 2년, 10년... 그렇게 조금이나마 더 길게 먹고살 것들을 쟁여 둘 수 있을 때 쟁여두려고
그걸 또 나 혼자만 사는 게 아니기에 애들.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려고 아등바등 산다. 나도 남들처럼 산다. 다 똑같다. 먹고살기 위해!
오늘 하루만 먹고살 것이 아니기에
남는 건 언제일지 모를 다가올 날 그날에 먹고살 것을 구하지 못하더라도 먹고살기 위해 꾸역꾸역 버티며 산다. 그렇게 살다 보면 더 좋은 거, 더 나은 거를 가지기 위해 또 산다.
뭘까.
다 때려치우지 못하는 이 지금의 결정은 뭘까...
무엇이 지금의 나를 얽매이고 있는 걸까.
어차피 한 그릇이면 되는데 그것이 뭐든 간에
빵 하나여도 되고
국수 한 그릇이어도 되고
라면 하나여도 되는데
내가 원하는 한 그릇은 뭘까... 그냥 뭐든 한 그릇이 아니었던가
설마 내가 요리를 꿈꾸는 건가?
나도 어느새 거창한 한 끼에 물든 건가?
내 한 끼는 얼마일까.
내 하루는 얼마일까. 그만큼만 살자. 욕심내지 말고. 하루씩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