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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이박힌책한권

다 지나간다

by 허정구

「다 지나간다」는 걸 안다. 그 어떤 것도. 그래서 연연하지 않고 침착하게 받아들이려 한다. 두려움도 어려움도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지나간다고 늘 되뇌인다.

문득 여기에 하나가 추가되었다.

「다 지나간다. 내가 살아있어도 내가 죽는다 해도 」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해결해야 할 일도 결국은 끝은 있다. 내가 하건 하지 못하건 간에 어떻게든 정리가 된다.

너무 많은 것에 관여하지 않으려 한다. 그냥 해야 하는 일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며 더불어 같이 하려 한다.



나에게서 벗어나 나를 멀찍이 바라보면 어떤 때는 이러한 내가 포기한 나로 보여지기도 한다. 포기한 건 아니고 이를 나는 순응하는 것으로 표현하지만 이 또한 잘 모르겠다. 살아간다는 건 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 건 아닐까. 혼자 할 수 있는 건 그닥 많지 않음을 알아간다. (나와 같이 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또 나 역시 (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주고받고

오고 가고


그렇게 지나가는 과정에 우리는 늘 한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뭔 말인지 모르겠지만


시계는 멈춰 서 있을 수 있지만 시간은 늘 지나가기에 세상에 모든 건 다 지나간다. 내가 살 건 죽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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