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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이박힌책한권

급해도 하나씩

by 허정구

급해도 하나씩.

아무리 급해도 어쩔 수 없다. 한일씩 먹어야 한다고 쓰여 있었다.


늘 여유를 갖고 모든 일을 대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생각한다. 일을 할 때도, 곤란에 빠지고 난관에 맞닥뜨렸을 때도, 뭐든지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이다.


폭염 속 무더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으로 피로회복제를 샀다.

이렇게 쓰여 있었다.

(1회 1정씩 1일 2회 복용하세요)

한꺼번에 열 알을 모두 먹으면... 열 배로 피로회복이 될까라는 생각과 함께 '한 번에 한 알을 먹고 또 한참이 흐른 뒤 한 알을 먹어야 한다.' 급하다고 한꺼번에 두 알을 같이 먹는다고, 한꺼번에 열 알을 다 먹는다고 효과가 2배. 10배 있는 건 아닌 모양이다.


세상 모든 건 다 기다림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씩.

한 단계씩

급하고 조급한 마음에 서둘러봐야 다 부질없는 것임을 한 알의 알약을 대하며 생각해 본다.


내가 욕심내고

내가 서두른다고 달라질 건 아무것도 없다.

주어진 일들을 하나씩 차근차근하면서 순응하며 사는 것이 하루를 보내는 방법이다. 어떻게 되든 간에 이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한 가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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