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직장을 구하다

by 허정구

당연한 듯 잠에서 깨어나 일하러 간다. 그곳에선 어떤 일로 누군가와 지지고 볶고 고민하고 흐뭇해하고 찌푸리기도 하고 맘에 짜증이 생기기도 하고 또 만족감과 책임감을 다함에 내 역할에 몰입하며 내 가치를 느끼며 하루가 그렇게 흘러간다.

그렇게 보낸 시간이 이곳에서 6년이고 그렇게 몇 개의 일터에서 보낸 시간이 30년이다.


30년 동안 대부분의 날들은 어딘가에 구성원으로 일해왔다. 잘해온 날도 있었겠고 그렇지 못한 날도 있었겠고 그렇게 당연한 듯 오늘 일을 마쳤고 또 깨어나면 무의식적으로 일터로 향했다.


삶에서 일터라는 건 그런 거였다.

때 되면 밥을 먹는 거, 잠을 자는 거처럼 어딘가에 구성원으로 일하는 건 삶의 가장 기본적인 한 가지였다.


근데 이제 이러한 일터를 변경하려 한다.


일터를 자주 옮긴 것도 아니고, 늘 누군가 먼저 내 필요성을 요청해 주었기에 일터를 찾아본 경험이 없어 막상 맞닥뜨리니 난감함이 이를 데 없다.


세상엔 수많은 사림들이 있는데 다들 어딘가에서 뭔가 어떤 일을 하는데 마치 나만 쓸모없는 듯 뭘 할 수 있을까 심각하게 고민해 본다. 그동안 해온 일을 하면 될 텐데 그러기 위해 이런저런 자격증도 갖추었지만 누구에게 어디에 내 가치를 내보여주고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질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은 이곳에서 하던 일인데... 이곳에서 지내다 보니 이곳을 가장 잘 아는데... 그 일에 지쳐버린 나는 막막함을 선택한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들

그 방법을 나는 아직도 모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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