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목욕탕에서

by 허정구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온몸에 쌓인 피곤을 풀기위해

그리고

차가운 냉탕에서 새로운 에너지로 온몸을 채우기위해


목욕탕에 갔었다.


오늘 목욕탕에서 본 꼬마형제의 모습에 그리움이 가슴에 가득 솟구쳐오른다.


9살 형이 6살 동생을 데리고 목욕탕에 왔단다.

마침 낮시간이라 탕에는 사람이 두서너명뿐이였고


어린 형은 더 어린 동생의 머리를 감겨주고

그 동생은 그 형의 손길에 가만히 몸을 맡기더라.


잠시후 온탕에서 몸을 불리고...


냉탕에서는 형은 물안으로 들어갔지만

동생은 탕이 너무 깊어 계단에서 놀더라


...


애들 생각이 났다.


참 멋진 형과 그 형을 따르는 동생.

내가 대신 비누칠이라도 등이라도 밀어주고 싶었지만

그 형과 동생을 방해하고 싶지않았다.


목욕을 마치고 또 만났다.

(분명 형은 동생을 깨끗이 씻겨주었을 것이다)

형은 동생의 젖은 머리카락을 수간으로 딱아주었고

그리고 가지고 온 작은 가방에서 로션까지 발라주고


이렇게 말하더라

"이젠 옷 입어"


그리고 그들은 무인계산대처럼 운영되는

목욕탕 냉장고에서 제티라는 음료를 꺼내곤 1000원 지폐 2장을 쟁반에 올려두곤 갔다.


그 음료라도 내가 사주고 싶었지만...

괜시리 ...


지켜만 봤다.


나도 애들 저만할때 항상 목욕탕가면 저 음료를 애들이 먹곤 했는데...



그때가 엊그제인거 같은데...

참 세월 많이 흘렀다.


애들도 잘 지내겠지...참 그리운 날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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