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보다 좋다.
내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던 조용함이 느닷없이 분주한 움직임 속에 나를 반긴다.
TV가 켜지며 방엔 울림이 생기고
전등불이 켜지며 어둠은 가고 환한 빛으로 방은 기득 찬다.
옷걸이는 공손이 벗어두는 외투를 받아 들고
세탁기 또한 하루 동안 가만히 있던 뚜껑을 열어젖히고 양말을 담는다.
화장실의 환풍기는 이제야 제 세상인 듯
윙윙~윙 하며 작고 규칙적인 모타 소리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수도꼭지에 물이 펑펑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듯 내뿜고
접혀진 수건도...제 몫을 다하곤 다시 휴식한다.
침대도 이불도 베게도...
모두 다 반가운 소리 없는 포근함으로 돌아온 주인을 섬긴다.
아무도 없다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무수히 많은 것들이 아침에 떠났던 날 하루 종일 저들만의 침묵으로 고요로 기다리고 있었지는 않았을까.
널 기다리는 마음처럼
날 기다리는 마음인양
어딘가
우릴 기다리는 그 무언가가 있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오늘은 어제보다 좋다.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