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들 그 나름 불편과 힘겨움이 없겠냐마는... 항상 그기까지만 선택할 수 있었기에 그 선택을 했었다.
서울을 떠날 때도 또 김제에서 소들과 헤어질 때도 그리고 엊그제 광양에서 정들었던 동료들을 떠나올 때도
이곳 제주에 머무는 이유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이 선택이 그나마 가장 유리하기에 선택을 했었던 게다. 긴 시간 안정적 비전을 추구하며 선택한 길이지만 와서 보니... 그러네! 여긴 내가 머물고 떠남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라기보단 계약이 끝이 나면 떠나야 하는 곳이란 걸 잊고 있다가 다시 깨닫게 된다.
좋은 방과 편안한 잠자리는 주어졌지만 그 좋은 방이 편안한 잠자리가 언제까지 주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될 때 아하! 여긴 여기대로 또 불편과 불안이 있는 거구나 알게 된다.
지난달 느닷없이 싼 짐을 이곳 제주에 풀게 되며, 그 누구도 모르는 내일 일을 생각해 본 것처럼 그냥 순리 같은 흐름대로 살아 갈 수밖에... 그럴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가고 또 알게 되고 또 경험하게 되는 많은 이야기들 속에 난 또 오늘 하루를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