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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이박힌책한권

떠남

by 허정구

지난 이틀 동안 상상을 초월하는 일들이 있었다. 나의 동료들은 나의 퇴사를 축하해주는 감동의 케이크를 준비해주었고, 나의 동료들은 내게 선물로 크로스백을 전해 주었다. 모두들 나의 제주행을 아쉬워했고, 축하해줬고, 꽃길을 응원해 주었다.

내가 뭐라고... 내가 뭘 해줬다고... 나에게 다들 넘치는 마음을 보내주는 걸까.
어제저녁 일과가 끝나는 시간에 그동안 업무적 거래관계에 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와 계속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엄청난 호응이 쏟아졌다. 일일이 모두 다 답할 수 없을 정도로 아쉬움과 고마움과 감사의 글들을 보내줬다.

오늘은 찾이와 주는 분들도 많았다.
밥이라도 한 끼 같이하고 떠나라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들으며 삶이란 이렇게 진정한 마음을 주면 마음으로 돌아옴을 실감하며 분에 넘치는 대접을 받았다

저녁 6시 퇴근하는 동료들과의 마지막 인사는 따뜻한 포옹이었고, 굳센 악수였다. 미안함에 눈물이 흘렀다.
내가 뭐라고 믿고 따라준 그들에게 어떻게 감사를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곳 광양에서 보낸 3년은 과히 헛된 시간은 아니었다. 진정한 동료를 얻었고, 그들의 과한 환송 속에 이제 제주도를 간다.

01:40 여수항을 떠나는 큰 배를 타고 바다를 가로질러 내일 아침이면 제주에 도착한다. 과연 나는 다시 꿈꿀 수 있을까. 난 어떤 이야기를 쓰고 어떤 경험들을 할까.

많은 사람들은 제주도를 꿈꾼다.

늘 혼자였듯이 늘 혼자뿐인 제주도로 떠나지만, 오늘 내겐 많은 분들의 응원이 함께 하기에 마음이 평범하다.

변화로부터 혁신을 만들고 그 혁신 속에서 가치를 찾는다.
그렇게 또 나는 나의 길을 간다.

여행과 여행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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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1. 01:30 제주행 여객선에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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