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식사... 뭘 먹을까 고민하지 않는다. 늘 먹고 싶은 게 생긴다. 어떤 날은 짜장면. 어떤 날은 불고기. 어떤 날은 떡볶이. 어떤 날은 삼겹살. 햄버거. 감자탕. 파자. 라면. 스팸과 햇반. 갈비탕. 아구찜. 닭뽁음탕. 그렇게 하루에 한 끼 저녁엔 먹고 싶은 걸 먹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아침은 잠을 먹는다. 배고픔보단 잠고픔이 더 크다보니 그렇게.살아오다보니 아침은 안먹게되었고, 점심은 구내식당에 차려진 몇가지 음식중에서 조금 취함다. 그리곤 저녁! 비싼 고급 음식이 아닐지라도 그 한 번뿐인 그 기회를 잘 살려서 먹고싶은 한 끼의 식사를 해결한다.
오늘 저녁엔 말 그대로 동네 한 바퀴를 달렸다. 다음 달에 있을 마라톤 연습... 음... 한 1km. 좀 더 되려나 2km 정도 뛰었다. 최근 10년 이내 처음 뛰었다. 조깅화를 신고, 체육복을 입고 얼마 뛰지 않았는데 땀이 송글송글 맺혔고, 오르막길에선 뛰는 걸 멈추고 걸어갈 때는 땀이 흘렀다.
그때 오늘 저녁은 밥알이 송글송글 살아 움직이는 뽁음밥을 먹어야겠다고 생각 들었다. 후덜 거리는 다리를 진정시키고 짜장면이 맛있는 짜장나라로 왔지만 '어이쿠 아마 짜장나라는 월요일이 휴무인 모양이다' 순간 어제 먹었던 햄버거가 생각났다.
2개를 먹기엔 너무 부담스럽다. 햄버거 세트 하나면 또 하루를 지나야 생각나는 먹고 싶은 뭔가를 맛나게 먹을 수 있다. 이것도 저것도 두어 가지 세가지보다 많이 한꺼번에 사 먹을 만큼의 돈이 있다한들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건 딱 한 끼만큼의 식사량이다.
배를 채운 뒤 먹는 두 번째 음식은 안창살이라 해도 그 맛이 딱 배고픈 그 한 끼를 채우는 그 무엇(생라면)보다 못하다.
하루에 한 끼... 저녁엔 가능한 내가 먹고 싶은 그걸 먹는다. 그게 무엇이건 간에... 딱 배부를 만큼... 살기 위해 먹는 저녁 한 끼가 아닌 먹기 위해 사는 즐거움이 함께하는 한 끼에 감사하며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