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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이박힌책한권

우리가 하는 일

by 허정구

『돈 되는 일이면 뭐든지 한다.』 이것이 제가 광양에서 물류창고업 현장 운영을 할 때 현장 분들과 함께 늘 가지고 있던 생각입니다.

항상 저는 그렇습니다. 내 일과 네 일을 구분 짓는 것에 대해 일리가 있지만 그건 전문적인 영역에서의 특권자가 누리는 혜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는 같이 일하게 될 동료를 선택할 때 《절실함》을 가장 우선시합니다. 솔직히 제가 그러했으니까요. 사무실에서 서류적인 일을 전적으로 하다 망하고 보니 막막한 현실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제게 일을 주는 회사를 선택할 입장이 아니었기에 잘 먹고살게는 꿈꾸지도 않았고 그냥 근근히라도 먹고살게만 해준다면 그 일이 무엇이건 한다는 절실함이 있었습니다. 그로인해 새롭게 시작한 시설관리란 직종에 몸담게 되며 그곳에서 하는 어떤 일이건 당연히 내 일이라 생각하며 일했던 거 같습니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독보적 기술을 가지지 못했기에 더더욱 그러했는지 모릅니다.

시설관리란 직종에서 일한다는 건 비록 내가 시작하는 시점에서는 그닥 지식이나 전문적 기술이 없더라도 시작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깨닫게 되는 업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분야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전문성을 어떻게든지 키워나가야 하는 곳이란 생각했습니다.

내 영역과 네 영역에 대한 선을 긋고, 내 일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게 틀리지 않습니다. 하나 그럴려면 독보적인 전문성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한 독보적인 전문성이 있으면 굳이 시설관리 직종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혼자 생각했습니다.

【우리 모두는 모두 비슷합니다.】 이곳에서 네 일과 내 일은 없습니다. 모두 우리의 일일뿐이며, 매일 우리는 우리의 일을 해나가면서 비록 객관화된 전문성은 아닐지라도 우리 현장에 맞게 특화된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난 시설직인데 왠 느닷없이 청소를 왜 해! 난 기계전문인데 풀을 깍으라고…….

해당 영역에 전문적 지식과 전문적 기술을 가졌다 해도 시설관리에 입문했다면 우리는 우리 현장의 일이면 뭐든지 한다. 그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물류창고업을 할 때 창고에 유치하는 물품을 선택적으로 받던 관행에서 벗어나

돈 되는 일이면 제품에 Damage가 발생한 물품이라도 유치 받아 곰팡이 먼지속에서 구분작업을 통해 추가 수익창출에 극대화를 이뤘고, 그로인해 개개인의 이익향상을 도모했습니다.

시설관리 현장에서는 어느 곳이나 눈에 띄게 단기간 내에 수익창출 이익증대을 이루기가 참 어렵고 또한 표시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현장의 일이면 뭐든지 한다!』하는 마음으로 우리 현장을 우리가 꾸려 가면 성과가 나타나기까지 좀 늦을지는 몰라도, 시간이 걸릴지라도, 안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그에 따르는 응당한 보상이 주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와 함께 우리는 우리 현장에서 필요한 일을 해나가겠습니다.

허정구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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