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힌권

사라진 이발소

by 허정구

이발소! 몇 번을 찾아도 없다. 이발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쾌감이 있는데... 미용실에 밀려버렸나 보다.
면도를 해주는 것이 퇴폐적이란 느낌 때문인가 여기 제주 서귀포엔 이발소에서 이발소의 정감 어린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없다. 한 달을 기다려 이발소를 찾아가지만 그 어느 곳도 따뜻한 물수건을 덮어주지않는다.

오롯이 내 모든 걸 내려놓을 수 있는 그 아늑함을 느낄 수 없다. 가위의 그 현란한 괘음도 들을 수 없다.

사라지는 많은 것들이 있다.

길가에 이발소는 하나하나 목욕탕으로 스며들고, 머리를 깎기 위한 머리만 깎는 이발소만 남겨진다. 이발소가 떠난 자리에 미용실이 들어서고 70년도 80년도 90년도 그렇게 이발소는 이제 더 이상 없다.

이젠 한동안 머리를 깍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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