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월급날

by 허정구

삶의 여러 해 많은 날들을 월급이란 정해진 어느 한날
일해서 받는 돈으로
살아왔다.

밥값. 집세. 애들 학원비. 그리고 각종 공과금과 이자 등등
한 달치를 한꺼번에 받듯
한 달치를 한꺼번에 내니

받는 날...
대부분 지출되어 결국 또 쥐꼬리만큼 남으니
늘 월급은 쥐꼬리만큼 받는 돈이라 생각하지만
그 돈이라도 없으면 난감했으리라.

최근 코로나로 인해 소득이 줄었다. 무급휴직. 권고사직. 긴급 생활비 지원. 재난 기본소득 등등
뜻하지 않게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발생하는 와중에
난 정해진 급여를 다 받으며

처음으로 만족감과 고마움을 느꼈다.

팍팍한 한 달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이 팍팍함 조차 무너진 사람들에 비해 난 그나마 선택받은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생각했다.

늘 꿈꾸는 Lotto 1등 당첨으로
언젠간 누릴 거대한 풍요를 그리며 난 오늘도 계획을 세운다.

사는 날까지 좋은 마음으로 살자.
어차피
가져갈 건 아무것도 없고 남길 것 또한 아무것도 없으니
지금껏 살아온 날들처럼 살아지는 것도 살아가는 것도
다 아름답지 않은가...

모르는 내일이 내겐 첫 삶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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