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힘이 없네

by 허정구

돈이 없어서 그런 걸까.
아마도 조금은 영향이 있겠지.

다들 하루에 한 번씩 전화한다는데 난 한 달에 한번 그나마 최근에 2주에 한번 전화를 하는 거 같다.
딱히 할 말은 없다.
그냥 전화해본다. 그냥 짧은 통화 몇 마디라도 하며

밥은 먹고 다니라.
혼자 지내는데 아무도 챙겨주지 않아도 챙겨 먹고 기운 내라.
그 말에 늘 난 알았다. 잘 챙겨 먹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되풀이하지만...

이런 삶에 지친 보이지 않는 기운이 늙은 엄마에겐 보이나 보다.
그런 엄마의 말 몇 마디에 난 그나마 힘을 얻지만
잔뜩 힘 빠진 내 목소리에 오히려 엄마에게 걱정을 하게 하지 않았나 싶다.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
또 일요일.

그렇게 마음에 짐과 현실의 짐짝을 때론 어깨에 짊어지고,
때론 질질 끌고, 때론 발로 툭툭 차며 그렇게 살아왔다.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건지, 어떻게 사는 게 보람되게 사는 건지. 어떻게 사는 게 맞는지조차 모른 채 그냥 살아지는 날들을 열심히 살았다. 얍삽하지 않게, 못되지 않게, 쪽팔리지 않게 그렇게 살아왔다.. 내 기준에서... 그게 다 다. 외로운 날도 많았고, 그리운 날도 많았고, 잊혀진 날도 많았고, 살아온 날들이 모두 다 처음이었기에 뒤돌아보면 실수투성이. 후회투성이로 대부분 채워졌지만 오십이라는 삶을 그렇게 살았다. 종이 딱지를 한 움큼 가지고서도, 유리구슬을 한주먹 가지고서도 신났던 어린날이 문득 떠오르는 건 나도 이젠 제법 늙었다는 반증인가...


비가 뚝뚝 내린다!

또 해야 할 일들.
월요일을 준비한다.

그리운 사람들 생각

꽃잎은 다 떨어지고 새싹은 돋아나 봄비에 다 젖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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