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한치 대신 뱃멀미

by 허정구

한치를 잡기로 했는데
(잔잔한 파도 약간의 바람)
한치는 불빛을 보고 모인다는 이유로 저녁 해지고 바다로 나갔다.

항구를 벗어나자 너울에 울렁울렁 바다는 흔들렸다

작은 고무보트를 타고 넓은 바다로 가기 전에는 한치를 몇 마리나 잡을까... 너무 많이 잡으면 어쩌나 했는데

머리가 약간 멍했다.
온몸에 열이 차 오르기 시작했다.
복병을 만났다. 나 '뱃멀미' 하는 건가?
온몸에 가득 찬 열은 온몸에 기운을 깡그리 빼내가고 한치를 잡기엔 난 바다를 너무 얕봤다.
그렇게 배에서 난 정신없는 하나의 몸덩이일뿐... 이였다.
배멀리는
멍한 상태에서 몸에 열이 나고 식은땀이 맺히며 마지막엔 오한으로 밀려오더라.

첫 한치 배낚시에서 한치 대신 큰 뱃멀미를 잡고 왔다.

그 배멀리를 끝내 뭍으로 돌아와 놓쳐버렸지만

여전히 바다엔 한치가 투명한 속살을 머금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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