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아박힌책한권

서러운 추석명절

by 허정구

서러운 추석명절...

가족이란 이름으로 맺어져 살지만
서로 다른 삶터에서 먹고사는 일로 시간을 보내며
기껏 1년에 한두어 번 명절에 만나 얼굴을 마주하며
말하지 않아도
뭘 하지 않아도
그냥 내게도 가족이 있구나 생각했었다.

그런 가족과의 만남을 올해는 멈춘다.

명절날 손자 얼굴 한번 보는 것에
그 덕에 애들과 같은 공간에서 잠시나마 지내다 오는 것이
우리 가족에겐 유일한 명절이었는데...

그래도 여전히 떠나는 사람들은 떠나고
그 속엔 제주도로 여행 오는 사람만 30만이라는데

나는 바보. 멍청이인가.
아니면 먹고사는 일이 힘든 이유인 건가...

나도 그 병이 무서운 건 아닌데......
사는 게 또 이렇게 서러워지네.

엄마와의 전화는
오늘도 서로 「오이야~」만 반복하고 있었다.
오라는 말 대신 「오이야~」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오이야~」
미안하다는 말 또한 「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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