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아들의 군사훈련통지서

by 허정구

살아오며 늘 떨어져 있었다.

어떻게 커 왔는지조차 모른 채

애기 때는 옆에 있어도 몰랐고


중학생 무렵부터 집을 떠나 혼자 객지 생활을 하며

기껏 1년에 두어 번 만나 목소리 듣고 얼굴 보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해준 게 없는데

벌써 성인이 되고 군대를 간다 하니...


가슴엔 미안한 마음만 한가득이네!

잘 커주어서 고맙고 미안하고


늘 내 사는 하루하루에 빠져서

멀리 있는 애들이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 지조차 모른 채

살아온 나의 삶도

느닷없이 알려온 아들의 군사훈련통지서에

서글픔만 가득했음을 알게 된다.


평범한 삶!

그것이 내겐 그렇게 어려운 거였음을 새삼 실감한다.

잘 다녀오렴!

미안한 아빠가 할 수 있는 말은 고작 이게 다네!


제주도 섬에서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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