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이름이박힌책한권

월급날

by 허정구

다들 똘똘한 한 채를 이야기하고

여기저기서 억. 억 거린다. 최근엔 억 앞에 최소 열이 붙는다.

십억. 이십억. 오십억. 백억

그 흔해빠진 억 소리를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채

간혹 내뱉어지는 나의 '윽'은 '억'이 아니다!


월급날. 이만 몇천 원이던 나의 잔고는 다시 채워졌지만

공부하는 애들에게

늙으신 엄마에게 코딱지만큼 보내는 용돈과

핸드폰값. 각종 보험료. 대출이자. 월세를 보내고 나니 내 입에서 "윽"소리가 절로 난다.


코딱지만큼의 용돈을 줄여야 내가 살겠는데

차마 말이 나오지 않는다.

(객지 생활하는 둘째에게 배곯지 말고 따뜻한 밥 챙겨 먹어란 말은 말뿐... 밥 한 끼에 칠팔천 원인데... 밥값만 해도 용돈으론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임을 알기에)

(내 부모 역시 이런 맘으로 날 공부시켜 키운 걸 알기에)


차라리 내가 굶자!


아! 이젠 담배마저 끓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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