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을 채워 줄 그대를
손톱을 매만지며
입으로 갖다 대며
머리를 긁적이며
눈꺼풀을 비비며
한 없이 기다렸건만
내게 돌아온 것은
건조한 대답뿐이었다.
순간, 기운이 빠져서
숨을 크게 한번 들이쉬니
메마른 공기가 빨려 들어와
내 안에서 공허하게 맴돌았다.
그것은 푸석한 그 어떤 것이었다.
다시 천천히 숨을 모두 내쉬었을 땐,
내 안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잘게 부스러져 내 한숨과 함께
어디론가 날려간 듯하다.
또다시,
손톱을 매만지며
입으로 갖다 대며
머리를 긁적이며
눈꺼풀을 비비며
그대가 나를 채워주기를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