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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헌일 May 15. 2016

교차.


빗소리만이 들리는 교차점에서

너와 난 마주쳤다.


사소하리만큼 작은 움직임들을 잠재우고

비에 젖은 서로를 말없이 바라보았다.


그렇게 너와 난

시간의 공백을 메워나갔지만

그 공백의 끝이 내가 알지 못하는

수평선 너머로 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어느덧, 빗소리는 멈추고

흩어져있던 고요함의 무게가 느껴졌다.


소리 없는 무게의 짐을 지고

너와 난 서로에게 다가갔고

너의 무게와 나의 무게는

다르지 않아 보였으니


이윽고, 마음의 안식을 찾은듯한

너의 젖은 손이

내 얼굴을 매만지며

다시 한번 나를 적시고

난 그 손에 기대어

내 눈물을 너와 함께 흘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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