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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원준 Dec 21. 2020

코로나 대유행, 그리고 끝없는 가정보육의 시작

코로나19가 다시 한 번 극성입니다. 겨울이 오기 전 얼마간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내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 대에 달하는 날들이 이어지더니, 결국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게 됐네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가 유지되던 시기, 우리 사회는 마스크만 벗지 않았을 뿐 대부분의 일상을 회복한 듯 보였습니다. 저희 가족 또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어린이집 휴원 조치 해제되고, 마침 입소 대기 중이던 둘째까지 어린이집에 다닐 수 있게 되면서 빡빡하게 돌아가던 저의 일상에도 여유가 찾아오는 듯했습니다.


코로나19는 그런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 무서운 기세로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일일 확진자 수 100명이 500, 600명으로 늘어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두 달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심상치 않았습니다. 12월 초엔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상향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는 건 여전히 가능했습니다. 긴급 보육이라는 명목으로 말이죠.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고 지역구에서도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하니 지난 8월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첫째의 코로나 검사. 그리고 2주간의 자가격리.


또다시 그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이 둘을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육아휴직 중이니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이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래도 저에겐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아내의 직장에서는 재택근무를 100% 시행하고 있 않았거든요. 그 말인즉슨, 평일엔 꼼짝없이 혼자서 아이 둘을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습니다. 이대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계속 보냈다간 코로나에 노출될 게 불 보듯 뻔했습니다. 아이들 등원시키고 마음 불편해하느니, 몸은 힘들어도 마음 편히 안전하게 집에 있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렇게 약 2주가 지났습니다만, 야속하게도 코로나19는 잠잠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일 확진자 수가 닷새 째 1,000명 대를 기록했다는 뉴스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조금만 참자’ 하며 시작한 가정보육이었는데, 왠지 기약 없이 계속 이어질 것만 같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한 저의 소소한 일상과 생각들은 인스타그램에서 더 많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http://instagram.com/joons.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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