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 모두 출근했던 일주일
딸에게 보내는 편지 #5
너와 함께 했던 일주일 간의 휴가가 끝나고, 아빠는 다시 출근하기 시작했어. 어쩔 수 없이 너의 남은 어린이집 적응 기간은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도와주시게 되었단다.
너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엄마와 아빠는 계속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아. 이제 어린이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도 길어질 테고 그만큼 너는 좀 더 새로운 환경을 마주하고 이겨내야 할 텐데, 엄마와 아빠 모두 네 옆에 있어주지 못하기 때문이지.
'점심은 맛있게 잘 먹을까.'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양치질을 거부하진 않을까.'
'낮잠을 자지 않겠다고 울거나 떼쓰진 않을까.'
이른 아침, 출근길에 오르며 아빠는 이런저런 걱정들을 했던 것 같아.
그래도 너는 엄마와 아빠가 현관문을 나설 때, "빠빠이~"하고 아파트 복도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인사를 해주었지. 그런 씩씩한 네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고 또 고맙게 느껴졌는지 너는 모를 거야.
사실 지난 1주일이 더 걱정이 됐던 건 네 컨디션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어.
지난 주말, 엄마와 아빠는 너를 데리고 잠실에 갔었단다. 그날은 먼지도 많았고 날씨도 꽤 쌀쌀했는데, 아마 그때 감기에 걸렸던 것 같아. 너뿐만 아니라 엄마도 코를 훌쩍거리기 시작했고 아빠는 목이 부어버렸지.
화요일이었던가, 네가 어린이집에서 점심을 거의 먹지 못한 날이 있었어. 그날 너는 유독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지, 외할머니 댁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만 잠이 들어버렸대.
그런 네가 안쓰러웠던 외할머니께서 너를 깨워 겨우 점심을 먹이셨어. 그리고 너는 다시 잠이 들었는데 한참 뒤에 깨어나서는, 어쩐 일인지 울음을 멈출 줄 몰랐대. 외할머니께서 심각하게 걱정하실 정도로 말이야.
그러다 엄마가 퇴근하고 너를 데리러 갔는데, 그제서야 너는 엄마 얼굴을 보고 울음을 멈췄고, '씨익' 웃으면서 엄마에게 달려갔다고 하더구나.
이 얘기를 엄마에게 전해 듣던 아빠는 코 끝이 찡해졌어. 엄마도 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지 눈에 눈물이 조금 고여있었던 것 같아. (아빠의 기분 탓이었을지도...)
함께 집에 돌아와서, 아빠는 너에게 물었어.
"낭콩아, 아빠가 낭콩이 옆에서 계속 봐줄까? 아빠 회사 관두고~ 집에서 낭콩이랑 계속 있을까?"
"..."
"싫어?"
"좋아!"
"???"
너는 아빠 말을 다 알아듣고 대답했던 걸까. 엄마와 아빠는 정말 깜짝 놀라 눈이 동그래져 서로를 쳐다봤어. 그때만 해도 너는 말을 잘 하지 못하던 시기였거든.
아빠는 기가 막혀 너에게 말했어.
"뭐야, 방금 진짜 알아듣고 대답한 거야? 너 뭐야~?"
"나는 낭콩이야~ 아하하하!"
"???"
엄마 아빠는, 그렇게 또 네 덕에 한참을 웃을 수 있었단다.
그날 이후, 코감기는 좀체 나아질 줄 몰랐지만 너는 어린이집 적응을 차근차근 잘 해나갔어. 점심 식사 후 양치질은 물론이고, 하루는 낮잠까지 잘 잤다고 했지.
아빠는 그런 네 모습을 뒤늦게 어린이집 카페에서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 그리고, 또 한 번 아빠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단다.
항상 씩씩하게, 밝게 잘 있어줘서 정말 고마워. 그만큼 엄마 아빠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할게. 직장에서든, 우리 가정에서든, 너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2018.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