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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osee Jan 23. 2024

외딴섬 아재 홀로 빡시게 여행하기

허씨(Heosee) 여행 Episode 4. 푸꾸옥 in 베트남

"허씨(Heosee)는 혼자서도 잘 논다. 

근데 외로워는 한다"


 베트남의 제주도! 현지인은 비싸서 안 간다던 푸꾸옥!


어느 영화 속에 한 장면처럼

푸른 바다가 보이는 썬베드에 누워 빈둥빈둥

맥주 한잔 시켜서~ 진급 떨어져도 "나"는 잘 살고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떤지고 싶었던 허씨(Heosee)

허나 현실은 무엇해도 외로웠던 하루였다.  


우선은 체크인 진상부터! 예약해 뒀던 푸꾸옥 중부 두짓타니 프린세스 호텔로 향했다.

오전 11시 도착스~

웰컴 드링크~


리셉션 매니저  : 두짓타니 프린세스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허씨(Heosee) : (최대한 강력한 어투로)

1박을 예약했는데요. 이른 체크인이 가능할까요?

(지? 극 진상 고객인가) 우선 소파에 앉아 계시겠어요. 확인해 보겠습니다. 

(쿨 표정으로) OK! 이 낫~


리셉션 매니저 : (친절한 표정으로) 1시쯤에는 체크인을 도와드릴 수 있겠네요. 2분이시죠?

허씨(Heosee) : (매우 씁쓸. 기분 다운..) 혼자 왔습니다.

예약은 2명 더블베드로 예약하셨는데~  그럼 조금 있다 다시 데스크로 와주세요. 감사합니다.

허씨(Heosee) : 네..


예약을 왜 2명 트윈도 아니고 더블로 했을까..  

혹시나 어쩌면 갑자기 같이  누군가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있었던 허씨(Heosee)였다.


허나 홀로 여행의 고수! 99% 예상했던 일!

외로움 느낄 새가 없도록,  표 하나 없이 빡빡하게 일정을 채워 온 치밀함의 아재! 허씨(Heosee)는 오늘 하루를 보내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했다!


미션 스타트!
전반전



1. 오늘의 할 일 하나! - 호텔 수영장! 체크인 전까지!

(룰루랄라~) 수영복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 비가 온다! 강풍을 동반한 소낙 비가!!

... 머 허씨가 이렇지 머...

.. 하루가 험난 할 것 같은 예상..

하는 수 없다. 그럼 체크인 시간까지 로비서 버티다가 방에 들어간다 계획 수정!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는!


2. 오늘의 할 일 둘! - 푸꾸옥의 노을 구경,

우선 심심한 위로의 낮잠 때리고 나서 어둑어둑할 무렵

즈엉동 야시장 그리고 오징어 쌀국수 먹기에 도전한다.

마침 날이 개어준 덕분에 이곳에서 나지막이 노을을 즐기며 기분 업.

사람들 몰리기 전에 푸꾸옥 명물인 "오징어 쌀국수"로 한 그릇!  저녁 해결 클리어! 성공!


푸꾸옥의 노을과  오징어 쌀국수


3. 오늘의 할 일 셋! - 푸꾸옥 남부 "키스 더 스타"

분수 레이저 쇼!바쁘다 바빠~벌써 세 번째 이벤트!

푸꾸옥 남부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쇼 시간에 맞춰 정확히 입장. 쾅쾅 쿵쿵 레이저가 번쩍번쩍 , 물이 오르락내리락 흩어졌다 모였다. 우주.행성 .악당.

베트남어로 진행돼서 무슨 말이 모르겠지만..


엔딩은 남녀 해피앤딩...  

이 섬에서는 정녕 허씨(Heosee)만 외로운 걸까...


너네까지 그러기니..


정신차렷! 허씨(Heosee)는 슬퍼하고 외로워할 시간이 없는 듯 움직였다.  허리허리 업. 부지런히 다시 푸꾸옥 중부로 이동해서 인터컨티넨탈 루프탑 바로 향했다.  계획된 대로 잘하고 있는 자신에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 허씨(Heosee) 였다.  



후반전


4. 오늘의 할 일 넷 - 해피아워 / 인터컨티넨탈 루프탑 바 잉크360 (Ink360)

해피아워는 7시~9시. 이때 주문을 해야 절약할 수 있기에! 서둘렀지만  허나.. 키스 더 스타 쇼가 9시에 끝나는 부분을 놓쳤다. 실패!

맥이 탁 풀려버렸다. 차곡차곡 짠 여행 일정에 멈춤이 발생하고 말았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맥주는 한잔 먹고 가자고 생각한 허씨(Heosee) 터벅터벅 자신감 없게 바에 들어섰다.



여성바텐더 : 안녕하세요. 이쪽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허씨(Heosee) : (쭈볏쭈볏, 소심하게 물어본다) 네. 해피아워는 끝났나요?

네 9시까지였습니다. 자리는 괜찮으신가요?  메뉴판 여기 있습니다.

네. 그럼 맥주 한잔 부탁드립니다.


여성바텐더 :  (맥주를 건네주며) 여기 있습니다. 일행 분이 있으실까요?

허씨(Heosee) : (짐짓 당황) 조금 있다가 올 거예요. 하핫 분위기가 좋네요.


왜 주눅 들어서 나는 자꾸 눈치를 보고 있을까.

'괜한 거짓말을 했나'라는 생각도 하고 카톡을 뒤져보며 이야기할 누군가를 찾으며 맥주 한잔을 마셨다. 짧은 시간이 지나고 알딸딸하며 허씨의 기분은 신남과 쓸쓸함의 중간쯤 위치하던 그때!  


여성바텐더 :  (친절하게) 혹시 일행분은 언제?

허씨(Heosee) : (개 당황) 아~ 그렇게 되었네요. 실은 혼자 여행 왔어요.

(매우 빤히 쳐다보면서) 푸꾸옥을 혼자요?

네.(뻘쭘, 화끈) 어어.. 맥주 한잔 더 주문할게요.


여성바텐더 : (새 맥주를 건네며)푸꾸옥 어떠세요? 좋죠?

허씨(Heosee) : 네. 이쁘고 아름다운 곳이네요. 누군가 같이 오면 더 좋았을 곳 같네요. 음식도 맛있고 사람들도 친절하네요. 도시보다 덜 붐비기도 하고 맘에 들어요.

그렇죠? 다행이에요. 즐거우시다니 그거면 된 거죠. 좋은 여행 되시길 바랄게요.


적적해 보여서였을까? 라는 생각도 살짝 들었지만

짧은 몇 마디 속에 담긴 따뜻한 배려. 푸꾸옥에서   

누군가를 또 알아가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맥주와 밤바다 바람, 쿵쿵쿵 되는 비트 있는 음악, 그리고 달빛에 맘껏 감성에 취해봤다.


연장전


5. 자 허씨(Heosee)의 오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늘의 할 일 다섯 - 야심한 시각에 컵라면 먹기!

헛헛함은 사나이 울리는 농* 신라면으로 날려버린다!

면세점서 사온 코냑 한잔을 곁들여~

안주는 푸꾸옥 땅콩 vs 면세점 바프 아몬드


혼술! 양주를 더 큰 걸 샀어야 했어!!


그렇게 허씨(Heosee)의 빡시고 벅차고 아쉬웠던 푸꾸옥 아재 홀로 하루 버티기는 끝이 났다.

라면 먹고 부은 얼굴 + 과음으로 인한 숙취와 함께..



다음날


해장은 화려한 호텔 아침 조식으로 ~ 먹는 게 남는 거~


맛있게 먹고 나가는 문 앞에 선 허씨(Heosee)

호텔 매니저 - 홍콩인 : (친절한 미소와 함께)  중국어 중국어 중국어~

허씨(Heosee) :  네? 저는 한국 사람입니다.

호텔 매니저 - 홍콩인 : (매우 당황) 어머 중국 사람처럼 생겼어요~  조식은 맛있으셨나요?

허씨(Heosee) : .(베트남에 이어 이제 중국사람까지..)  갑자기 매우 별로 였다고 생각이 드네요.. 하아~ 흥칫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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