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을 하는 건 비슷했지만 서로의 상황이 신기했던 둘은 버스 기다리는 단 20분 동안 세상에 둘도 없는 절친 모드로 대화를 이어나갔다.
대화 주제는 이곳에 살지 않는 한국인과 싱가포르 인의 하노이 관광 팁, 하노이의 맛집 공유,
하노이의 관광의 문제점. 그리고 여전히 오지 않는 공항버스였다.
베트남 사람들도 아닌 사람들이 하노이를 빠삭하게 알고 있다니.. ㅋ
약 1시간여 만에 드디어 도착한 86번 버스.
싱가폴인 : 봐! 진짜 드디어 버스가 온다.
나이스 토크였어. 조심히 한국 돌아가길 바래.
허씨(Heosee) : 이곳에서 즐거운 여행 되기를 바래. Bun Cha Dac Kim 도 시간되면 들려봐~
그렇게 주황색 86번 버스를 타고 도착한 공항
짐을 다 부치고 나서는 한숨 돌릴 여유도 생겼다.
끝나지만 않을 것 같던
약 10일간의 베트남을 여행이 끝났다. 돌아가는 수속을 마치고 나니 허탈함도 들고 별 탈 없어 다행이다란 안도감도 들었다. 여행하는 동안 아무것도 아닌 일에 위로받고 웃었고,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가 좋기도 했다가 결국에는 엄마 밥이 생각나는 이 타국 공항에서 '풉' 허탈한 웃음이 난다.
그러다 문득 허씨(Heosee)는 되뇌어 본다.
"여행은 사람이다"
여행이란
그곳에 사는 사람이 만들어 놓은 역사와 현재를 느껴보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먹는 맛집을 가보고 그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며
한편으로는 낯선 곳에서 어떤 누군가를 만나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대화하고 공감한다.
"어랏 여행의 중심에는 항상 사람이 있네"
허씨의 이번 여행은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났다.
여행에서 만나는 새로운 사람들에 대한 기대도 있지만 매일 보던 나의 사람들을 못 보는 외로움도 있었다.
긴 여행 동안에는 즐거움, 외로움 그 모든 감정 또한 사람 사이의 일인 것과
모든 날이 여행이 아니기에 다시 돌아갈 자리가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해본 허씨(Heos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