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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osee Jan 16. 2024

푸꾸옥에서 만난 이름 모를 음식점

허씨(Heosee) 여행 Episode 3. 푸꾸옥 in 베트남

"푸꾸옥에서 만난 내 최애 최애 맛집"



허씨(Heosee)는 드디어 베트남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푸꾸옥"에 도착했다.

남자 혼자 휴양지라니!! 그것도 중년의 아저씨가..

베트남 여행을 생각하면서 꼭 해보고픈 "호캉스"

남들 보란 듯이 선택한 일정이었다.


Bamboo Air From Cần Thơ To Phu Quoc Island


칸토를 떠나 푸꾸옥으로 향하는 베트남 국내선 비행기

나는 복도 쪽 좌석을 배정받았다. 안전벨트까지 한 후에 조금 쉬려 하는데


베트남 모녀 : 혹시 창가 쪽 자리로 옮겨줄 수 있나요?

허씨(Heosee) : (잠시 고민) 네 알겠습니다 제가 안쪽으로 앉을게요.

베트남 모녀 :  고맙습니다. 베트남 사람인가요?

허씨(Heosee) : (흠칫 놀라며) 아뇨 한국 사람입니다.

베트남 모녀 : 베트남 사람처럼 생겼어요. 고마워요.

허씨(Heosee) : 아 네..  .. .. ..


베트남 사람, 현지인처럼 보인다니 칭찬일까?  며칠 여행하다 보니 피부가 타서 그런 건가.

요즘 베트남에선 한국 남자는 다 잘 생겨서 인기 절정이라더니 그 정도 외모는 안 되는 건가..

중년의 아저씨인 나는 비행기 안에서부터 살짝 기분이 멜랑꼴리 했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막상 호텔 수영장을 가도 해변을 가도 남자 그리고 아저씨 혼자, 푸꾸옥에 와서 할 건 없었다.

외로움에 사무쳐서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 카톡을 하지만 그들 역시 "와 좋겠다"

"부럽다~"라고 짧은 대답만 할 뿐 외로움에 지쳐 갔다.


막상 혼자 멀 먹어도 흥이 안 나고, 푸꾸옥 유명한 레스토랑을 가자고 하니 또 혼자라 외로웠다.

그래서 아무 곳이나 가서 먹고 오자 하며 투덜투덜 호텔 앞을 나섰다.


5분쯤 걸었을까 , 노오란 간판이 반겨주는

그저 정말 로컬 분위기의 소박한 가게를 발견했다.  

정말 또 좋았던 건 푸꾸옥 어딜 가도 넘쳐나던 한국 관광객이 아무도 없었다.


허씨(Heosee) : 헬로우~ 나우 이트?

사장님: ... ..  .. 베트남어 베트남어~  

갑자기 들이닥친 외국인에 당황하신 사장님.

부랴부랴 영어를 할 줄 아는 딸내미를 데려와 주문을 받기 시작하셨다.

메뉴는 달랑 두 가지였다.


"반쎄오" VIETNAMSE PANCAKES  

"반쿡" TRADITIONAL BAHN KHOT

바로 옆에는 음료 가게여서 음료도 같이 주문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도 영어로 쓰여 있다. 메뉴는 단 두 가지!
음료도 같이 주문이 된다.

반세오 씨푸드와 반쿡 하나씩 시키고 , 즐겨 시켜 먹던 짜다 (Tra da) - 녹차물도 하나 시켰다.

짜다는 20K였으니 약 1200원

짜다 (Tra da)


우선 반쎄오랑 반쿡을 찍어먹고 싸 먹기 위한 시큼 달콤한 피쉬 소스와 라이스 페이퍼, 쌈 채소가 준비되고

노랑 노랑~  바삭 바삭~

1번 타자가 등장한다 - 반쎄오 씨푸드 40K  (약 2200원) "와아"  놀라 눈을 떼지 못하고 있을 때쯤

2번 타자 반쿡 35K (약 1900원)도 뒤를 따라 나온다.

이 얼마나 맛있는 부침개 인가!

한국 돈 6천 원이 안되는데 이 한상 푸짐함은 무엇인가..

정말 벼락 부자가 된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허씨(Heosee)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정신없이 먹고 또 먹었다.

이게 모두 다가 한국돈 6천원!


반쎄오를 가위로 쓱싹쓱싹 오려 라이스 페이퍼에 상추와 오이를 함께 쌈 싸 먹으면서 크으!

반쿡은 해물 동그랑땡과 팬케익의 어디쯤인데 입안을 가득 채워주는 그 포근함에 크으!

기름지다 느끼하다 싶을 땐 짜다(녹차물) 한모금 하면 입안을 싸악 씻겨주는 크으!~

이곳에 혼자 있다는 생각은 싹 사라진 뒤였다.


여러 메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 2개의 메뉴! 

베트남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먹어봐도 이때의 느낌은 잊지 못한다.

휴양지에서 외롭고 지쳐 재미가 없어져 갈 그즈음,  그저 먹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던 최애 맛집.


허나 내가 더 위로를 받았던 건 가게 분위기였다.

먹는 내내 그저 머라도 더 챙겨주시던 사장님.  안 되는 영어 하느라 고생하신 사장님 따님.

먹는데 걸리적거리던 귀여운 가게 멍멍이.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도 모두가

웃어주고 챙겨주고 따뜻함이 느껴지던, 소박했던 그곳

어느 베트남 맛집보다 난 이곳을 더 추천한다.


사장님: Good?

허씨(Heosee) : 와우 Good Good.

사장님: 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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