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osee Jan 09. 2024

세상에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다

허씨(Heosee) 여행 Episode 2.  칸토 in  베트남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여행, 직장, 학업. 가족

 만약 내가 이곳에서 태어났더라면...  어떤 삶을 살았을까?"



허씨(Heosee)는 다음 여행지 메콩강의 도시 "칸토(껀더)"로 향했다. 3시간 30분가량 이동해야 되니

나름 베트남 치고 비싼 리무진 버스를 예약했다.


그래도 돈을 들였으니 쾌적하고 안전하게 이동하기를

바랐는데 그저 버스에 리무진이란 단어만 붙었다는 걸

출발하고 깨달았다.

칸토행 리무진 버스!!

출발 30분쯤 가량 후

허씨(Heosee):(이게 무슨 냄새지?)두리번두리번 앗!

뒷자리 아저씨:(뜨거운 컵라면을) 후룩후룩.. 쩝쩝. 냠냠.


버스 안에서 컵라면을 먹을 거라고는 생각을 전혀 못했는데 문화 충격을 겪었다.

컵라면에 부을 뜨거운 물은 어디에서 가져왔을까.. 

다 먹은 컵라면 그저 살포시 내려두고

나의 팔걸이에 발을 올려놓고 코까지 골며 잘 때 베트남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껀더는 대도시의 번잡함은 덜하고 물가는 많이 저렴했다. 메콩 강 수산시장에도, 길 한가운데서도

무지막지한 더위 아래 사람들은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허씨(Heosee) 홀로 그 한가운데서 여행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메콩 강 스케치~ 동영상입니다~





조금만 걸어도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통 땀으로 젖는 날씨..지인이 하나 없는 시장 시골길.

국인의 애용품 "손 선풍기" 하나 들고 지나가는 "나"를 다들 신기한 듯 주목하는 곳이었다.

칸토의 외곽 시장길

나는 땀 딱기도 버거운 이 날씨

열 댓살로 보이는 아이가 가게 앞 차양막을 치기 위해서 파이프를 조립하고 있었다.

나사를 조이고 망치로 파이프를 치고 자기 키보다 갑절이나 돼 보이는 구조물을 드는 모습 뒤엔

몸이 불편해 보이는 아버지가 아이를 도와주지 못하고 안쓰럽게 쳐다보고 있었다.


그곳에 한참을 서서 아이가 일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만약 내가 이곳에 태어났다면 무엇을 꿈꾸었을까?'

'그저 내가 당연하다는 듯이 누리고 있었던 것들이 내게 주어진 은혜는 아니었을까?'


이번 긴 2주간의 베트남 여행은 진급 떨어지고 헛헛함에 시작하게 되었다.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사람,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 시기와 질투도 해보고  앞서기는커녕 그저 평균도

못하는 내게 실망도 했다.


물끄러미 쳐다보다 보니.. 간은 흘렀고

아이는 금세 차양막을 세워 마무리하고 기분 좋은 듯 부모에게 뛰어갔다.


'내 부모가 여기서 날 키웠다면..'

'미적분 학이 아니라 망치, 도라이바를 써야 했다면 과연 불평하지 않고 잘했을까?'

'내가 저 아이보다는 가진 게 많아 보여서 행복하다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당연하다는 듯이 못 가진 것에 투덜거리고 당연하다는 듯이 가지고 있던 것에 대한 고마움은 없었다.

더 많이 가지지 못해 화가 나서 온 여행인데, 작은 관찰 하나로 세상엔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는 진실.

(번뜩!)  내 세상은 적어도 "꿈을 꿀 수 있었던 환경"이었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잠시나마 모든 일에 감사하고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단 몇 시간

하고는 맥주 한잔 하면서 다시 투덜이로 ....돌아왔다.


결론 :  허씨(Heosee)는 절대로 쉽게 변하는 게 아닌가 보다.


칸토 반미 맛집!
각 베트남 도시마다 반미 먹는 재미가 있다


이전 01화 호찌민 우연히 만난 낯선 고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