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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osee Feb 27. 2024

빨리 여행 유튜버 포기 PART. 2

허씨(Heosee) 여행 Episode 7. 다낭 in 베트남

"허씨(Heosee)는 동영상 편집 센스가 없음을 확인했다. 이 또한 나의 길이 아니구나를 깨달았다"


PART 2.


망해가는 회사동료 :  허대리 유튜버 한다고 하더니 머 찍은 건 없어?

허씨(Heosee) :  아뇨 아뇨. 안 합니다. 그런 게 머라고 저는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망해가는 회사동료 :  머야 싱겁기는..... 에이~ 글렀어 글렀어.  



뒷 이야기.

유튜버를 할까 말까 한 허씨(Heosee) Step 4.


모자란 능력은 지인의 능력으로 대신한다!

허씨(Heosee) : 인기인은 프로필부터 먼가 삐까뻔적해보여하니! 친구 찬스!!

(전화 거는 중) 벨렐레레~~ 벨렐레레~~.

허씨 몇 안 되는 친구 : 여보세요? 왜?


언제나 "왜?"이 한 마디가 몇 안 되는 반가운 절친!  

허씨(Heosee) : 친구야! 회사가 망해가서 미래가 불안하다.

그래서 내가 유튜버를 해볼라 한다. (당당하게) 유튜브 프로필 이미지 만들어주라!

허씨 몇 안 되는 친구 :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친구야~ 한 번만~~ 콘셉트는  "허씨(Heosee) - '헤오가 (세상을) 보다' "  어때?

그게 머야. 차라리 허씨 드링크나 해라.

응? .... 어 그거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은데! 


이 친구는 "허쉬"임
헤오가 (세상을) 보다 / 여행




유튜버를 할까 말까 한 허씨(Heosee) Step 5.

성공으로 가는 길이 멀지 않았다.  

이제 고프로에 담긴 참담한 영상을 확인한다.


허씨(Heosee) :  내가 카메라 사진 경력이 몇 년인데. 설마 못 찍었겠어?

(영상을 확인 후) 으악!  도대체 멀 찍어놓은 걸까. 으 너무 흔들려서 보기도 어지럽다.

바람 소리는 이렇게 많이 들어가는 거였나?

무엇보다도 재미가 재미가 없네..                   


유튜브 첫 작품!  동영상입니다~


영상 편집이 너무너무 어렵단 걸 깨닫는다.

자막도 넣어보지만.. 그렇게 열심히 찍어왔는데 없애버리는 게 너무 서글 재미는 없고 ㅋ


내가 봤던 여행 유튜브에는 입담 좋은 여행자와 멋진 풍경, 그리고 해보지 못한 경험들이 있었다.  

그런데 유튜브어딘 가에 항상 소비되고 있는 영상 속 사람들.

매 번 매 시간 세계 어느 곳에서 클릭만 하면 나오는.. 24시간 사라지지 않는 존재들.

끊임없이 플레이되는 사람들이라..


'누군가한테 함부로 말을 해서 상처를 준 적은 없을까?'

'내가 나오면 누가 싫어하지 않을까? 그만큼 잘 살았을까?'


'내 동영상 속에 찍힌 사람들은 자신이 어딘가에 나오고 있다는 생각은 해 봤을까?'

'그들에게 나는 동의를 얻기록한 걸까?'


인터넷 선을 타고 누구인지도 모르는 사람 핸드폰 속에 계속 내가 나오는 모습을 생각하다 보니..  

문득 유튜브 영상이 오싹하게 느껴졌다.

남에게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는 용기도 대단한 것

같고 과연 나를 노출하면서 살 수 있는가라는 의문도 들기도 하고.


며칠 전 봤던 인기 유튜버의 영상에 달렸던 댓글도 기억이 난다.  

"인기 유튜버님. 뷔페에서 봤었는데~ 유튜버에 나온 사람 처음 봤어요"    

뷔페 가는 것도 포기 못하겠는데. ㅋ


그래서 나라는 존재를 나오지 않게 지우다 보니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아주 무료한 영상만 남게 되었다.




유튜버를 희망했던 허씨(Heosee) Step 6.

아재는 칼을 들고 무라도 썰어 본다. 


허씨(Heosee) :  그래도 이래 저래 만들어 보자! 남자가 마 시작했으면 마 무라도 썰어야지!

최대한 느낌적인 느낌을 살려서! 호텔 소개 짧은 1분짜리 쇼츠 영상을 만들어도 되고!

  

자막을 입히고 영상을 자르고 붙이고, 무료 음악을 찾아서 매칭하고 한 2분짜리의 동영상을 만드는 데 걸린 시간은 4시간.


"우선은 올려 볼까? 막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는 거 아냐?"


가족한테도 창피해서 못 보여주겠고 애먼 친구들에게 좋아요와 구독을 강요하지만

나의 인맥이 딱 10명 이하인 것을 깨닫는데 1차 절망. 그리고 그들의 욕에 가까운

실랄한 감상평에 2차 절망 후 절교를 외치며 그대로 유튜버를 접는다. 포기가 백 배  아재!


인기 여행 유튜버를 꿈꿨지만 재능이 0이라는 걸 깨달은 허씨(Heosee)

현업에 열심히 하면서 살아가야겠다는 슬픈 다짐을 하고는

그래도 글자가 주는 매력, 글이 주는 감동은 조금은 만들어 내지 않을까란 희망을 가져본다.


"그래 그냥 글이라도 잘 써보자, 브런치 인기 작가 되면 되지 머~"  


다낭 최애 맥주 가게 또 한잔 하러 갈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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