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화가 김성훈 Nov 01. 2016

바람이 이렇게 불어오면

시간처럼 불어오는 바람이면 참 서럽다

일어나서 쳐다본 창밖의 가을은 이제 가을이 아녔다. 마치 폭탄 맞은 시절의 모습처럼

써늘해져 있었다. 무엇이 중요한 아침도 무엇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여유 로우리만큼 선명한 아침도 아녔다.


창을 닫으며,........  한숨이 쉬어지지 않도록 추웠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담배를 찾아 다시 

문을 여는 방법밖에는 없었다.

바람이 불어도 지워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


이번에는 끊어야지 하면서도 

또 편의점을 자신 있게 들르며 하는 소리라곤 

                                      담배는 현금을 사야지.... 하면서도

" 왜 이리 사는 게 힘이 드는 것인지"

그리고 탁탁탁... 밑동을 쳐올리며 

그래도 아무 데서나 피진 말아야지..

아이가 있는 곳은 피하고, 여자들이 다니는 곳도 피하고, 

너무나도 깨끗한 곳도 피하고,  꽁초를 버릴 곳은 있나... 아니다 그냥 뒷주머니에 버리자.. 면서도

아... 지겹다 담배 피우는 놈이란. 


바람이 불어 불이 켜지질 않는다. 간신히 켜진 불은 다시 속치마처럼 사그라들고

마지못해 붙은 불 때문에 난 또 힘주어 빨아 대지

그렇게 마지못해 피운 담배는 몇 모금 빨고는 금방 꽁초가 되어 버린다. 

내 담배만 이리 쉽게   타~~ 들어가나..    내 한숨만 이렇게 커서 이 담배를 쉽게 태우나.


우습게도 그렇게 피운 담배꽁초는 내 뒷주머니로 들어간다. 

그리고 그 꽁초는 나중 세탁기에서 발견되곤 한다.

제주도에서 피운 담배


그렇게 즐기지도 그렇다고 해서 미치도록 좋아하지도 않았던 그것

이젠 내 돈을 지불하며 산다라는 것이 이젠

조금은 익숙해져 가곤 있지만

조만간 

사라졌으면 하는 것도 

그리고 지금은

없으면 안 되는 것도 사실이 되어버렸다. 


내일은 꼭 지겨운 이 짓을 그만두어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믿어 의심치 않고 믿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