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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A Jun 10. 2020

아티스트는 그래도 돼 11

라르크 라캉시엘 라르깡씨에루

셋리스트
라르크 팬들이 보낸 쌀 화환 진짜 문구가 ㅎㅎㅎ


공연장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 백스테이지

라르크앙씨엘(L'Arc~en~Ciel)


 라르크 공연은 정말 갑자기 합류하여 급하게 진행한 공연이다. 공연이 거의 임박해서 통역팀과 무대감독이 필요하다며 연락이 와서 진짜 급하게 팀을 만들어 합류하게 되었다.


라르크는 솔직히 다른 멤버를 전혀 모르고 하이도만 알고 있는 팀이었다. 왜 그 유명한 일화 있지 않는가. 일본 팬들이 하이도 하이도 하니까 하이도가 "나는 하이도(Hydo)가 아니고 하이도(Hyde)인데 너넨 왜 하이도라고 부르지 못하고 늘 하이도라고 하니!" 라고 역정내었다는...(지금이야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만 처음 이 얘기 듣고 한참을 고민했다. 그는 대체 뭘 원하는걸까...나중에 내 일본 친구가 아유미의 온돈이 발음과 나의 엉덩이 발음이 뭐가 다르냐고 그 차이를 모르겠다고 했을 때 하이도의 저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했다.)


이 때 공연에서 제일 황당했던 것은 멤버 전원이 다 따로 차량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뭐든 정해진 것이야 없지만 보통 밴드 4-5명은 한 차량을 이용하거나 최대 두 대로 나누는 것에 반해 라르크 멤버들은 멤버 1명 당 각자 한 대의 차량을 요청했다. 나중에 투어 매니저로부터 들은 내용은 그들이 별로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Show me the money"상황에서만 함께한다나...어떤 면에서는 진짜 프로다운 모습이라 하겠다.


내 기억 속의 하이도는 여자보다 더 여자같이 예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날 만난 하이도는 세월의 흔적을 비껴가지 못한 왜소한 중년 남성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촬영에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 어떤 촬영도 금지! 객석에서 촬영된 사진이 나중에라도 올라올 경우 전부 삭제! 라고 굉장히 단호하게 요청했다. 그래서 나도 공연 사진은 단 한장도 찍지 못했다.


이 날 공연 라스트 씬은 정말로 대단히 대단하고 굉장히 굉장했다. 대부분 공연 마지막에 쓰는 특효에는 에어샷이나 꽃가루를 흩날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날 라르크는 깃털(진짜 깃털 배게 속에 넣는 그 깃털)을 날려줄 것을 요청했다. 잠실 학생 체육관 전체를 꽉 채울듯 흩날리는 깃털은 진짜로 장관이었다!


다만 꽃가루나 에어샷이 뿜어내는 리본과는 그 청소의 차원 또한 달랐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재채기 소리하며 치워도 치워도 어디선가 떠오르는 깃털들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고생했던 기억이 훌륭했던 공연의 기억보다 더 강렬하게 남아있는 특이한 공연이었다.

(내가 공연장에서 의자 천 개도 깔고 치우고 해봤지만 이 깃털 치우는게 더 인상이 강하게 남은 걸 보면 진짜 힘들긴 힘들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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