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윈이라고 안부르고 할로윈이라 할거면 우리노래 듣지 말라던 헬로윈
헬로윈&감마레이 (Helloween&Gamma Ray)
록밴드의 공연을 좋아한다. 보는 것도 기획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단지 내가 록이라는 장르를 좋아해서만 그런것은 아니고 대체적으로 록밴드의 멤버들은 착하기 때문에 더 좋아하는 것도 있다. 쎈 음악을 하는 분들이라 외형도 쎄게 하고 있지만 대부분 록밴드의 멤버들은 보이는 것과 다르게 친절하고 다정하며 배려심도 좋다.
헬로윈과 감마레이 역시 그랬다. 레전드 오브 레전드 카이 한센도 마이클 키스케도 전부 그렇게 나이스하고 스윗할 수가 없었다. 다리길이만 2m쯤 되어보이던 샤샤 거슈트너도 굉장히 유쾌한 사람으로 처음 만나서 인사를 나눈지 얼마 안 됐을 때 부터 장난을 치며 자신의 아이폰(2008년이라 아직 우리나라엔 아이폰이 발매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자랑을 하는 것이 시크해보이는 그의 외모와 달리 꽤 귀여웠다.
당시 공연을 했던 일산 킨텍스는 정말 넓은 공간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공연하는 동안 그 안은 가득 들어찬 관객들의 뜨거운 열기로 2월 초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만큼 불타올랐다. 관객이 그렇게 뜨거우니 공연자들 역시 뜨겁게 공연할 수 밖에...(우리나라 내한공연이 재밌는건 솔직히 8할은 세계 최고의 관객 덕이다!)
그런데 사실 그들이 뜨겁게 공연한 이유는 또 하나 따로 있다. 바로 술!
대부분의 공연을 진행하다 보면 아티스트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공연 전 술을 마시고 무대에 오른다.
나나 무스꾸리도 그랬고(그분은 오로지 호주산 와인만 드셨다.) 폴모리아 오케스트라 지휘자와 멤버들도 그랬으며(이분들은 보드카를 드셨다.) 지킬앤하이드 멤버들도 그랬고(이들은 캔맥주 하나) 잘생긴 크리스 보티도 그랬다.(그는 사케를 마셨다.)
그런데 헬로윈과 감마레이는 이 정도의 수준의 술을 마신게 아니라 아에 그냥 들이 붓고 무대에 올랐다.
멤버 각각 보드카 큰 병 한병, 맥주 여섯캔 그리고 일부는 소주까지!!!
아니 술 섞어 마시면 머리 아프다던데 이분들은 그런 것도 없나보다. 공연 직전까지 마시고 또 마시고 또 마시더니 공연이 시작되자 무대 위에 올라가 불을 질러버리셨다!!!
헬로윈과 감마레이에게 공연 전 술은 기호식품이 아니라 공연을 위한 하나의 준비물로 보였다.
이 후 몇 번 더 그분들이 내한을 했다고 하는데 그 때는 내가 한 공연이 아니라 어땠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역시나 술에 촉촉하게 젖어 무대에 오르시지 않았을까 싶다.